포항시, 민간주도형 불구 4급 1명 등 간부급 만 3명

시 "승진자리 확보·사기진작" 위인설관 사실상 인정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 때 박근혜 대통령이 방문한 포스텍(포항공대) C5동 1층 벤처기업제품 홍보관. 대통령 방문에 맞춰 급조한 공간으로, 조만간 철거 후 카페로 바뀌게 된다.

전국 유일의 민간주도형 포스코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에 포항시가 정부 주도형보다 더 많은 공무원을 파견키로 해 논란이다. 정부가 지역 창조경제활성화를 위해 내년까지 설립키로 한 17개 센터 중 포항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정부 주도형으로, 1광역 지자체 1센터를 원칙으로 설립 중이다.

포항시는 최근 단행한 간부급 인사를 통해 4급 1명, 5급 2명 등 모두 3명의 간부공무원을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에 파견키로 한 데 이어 내달 초 정기 인사에서 6급 파견을 확정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역 강소기업 육성을 위해 포스코가 창조센터를 빨리 운영했으면 하는 포항시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아직 직제조차 정해지지 않았는데 포항시가 다소 서두른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역 경제계도 아직 구체적인 운영계획은 물론 직제조차 확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포항시가 정부 주도형보다 더 고위직 공무원을 파견키로 한 것은 인사적체 해소를 위한 ‘위인설관(爲人設官)’이 아니냐는 볼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포스코 출자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시가 강소기업 육성을 이유로 다른 지역에 없는 민간주도형 센터 설립을 추진하더니 공무원 자리만 잔뜩 만들었다”며 “포스코를 압박한다고 해서 지역 경제 발전이 될지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포항시의 ‘오버’는 다른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한 지자체의 파견 형태를 봐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정부 주도형인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와 구미의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 파견할 간부공무원은 5급이 최고위직이고 인원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시 창조경제본부 관계자는 “공무원의 파견 근무가 센터와 행정기관간 협의 때는 도움이 되겠지만 창조경제혁신센터라는 본래 설립 취지에는 맞지 않는 것 같아 외부 인사 채용을 고려하고 있다”해 포항시와 대조적이다.

더욱이 포항시가 파견 인사를 한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는 설립 주체인 포스코조차 아직 설립 원칙만 정했을 뿐 센터 규모와 인원, 직제, 구체적인 사업계획 등 청사진도 그리지 못하고 있어 더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포스코는 30일 현재 센터장과 사무국장만 내정하고 전체 근무인원과 사업내용조차 정하지 못했다. 반면 포항시는 4급 1명, 5급 2명, 6급 2명 등 5명에다 7급 이하도 추가 파견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는 지난 17일 박근혜 대통령 포항 방문에 맞춰 포스텍(포항공대) 교육ㆍ연구동 건물인 C5에서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까지 했지만 실제 센터가 문을 여는 것은 내년 1월 중순은 돼야 한다. 그나마 C5건물 전체가 아니라 5층 1개 층이다. 애초에 센터 설립을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찾았던 C5 1층 벤처기업제품 홍보관도 방문에 맞춰 임시로 마련한 것으로 조만간 철거한 뒤 카페로 바뀐다. 건물 자체도 외부 골조공사만 완료된 상태로,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다.

포항시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4급을 포함한 인력 파견으로 승진자리 확보에 따른 직원들의 사기진작에 큰 역할을 했다”며 위인설관식 인사임을 사실상 시인했다. 하지만 “포항시와 지역사회, 기업간 유기적인 업무협조와 함께 파견공무원에 대한 인건비는 포항시가 부담하게 돼 센터가 정상화할 때까지 부담을 줄여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해명했다.

김정혜기자 k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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