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道 호박市] (4) 김문수와 경기 성남 중원 재보선

“전혀 아무 생각도 없고 의향도 없다.”

지난 22일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은 내년 4월 재보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이렇게 선을 그었습니다. 당 안팎에서 조금씩 흘러나오는 자신의 출마설에 대해 아예 초장부터 쐐기를 박고 나선 겁니다.

사실 새누리당 내에선 벌써부터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이후 예상보다 판이 커진 4월 재보선에 대한 걱정이 꽤 있습니다. 재보선 확정 지역 3곳 중 서울 관악을과 경기 성남 중원 등 2곳이 정치적 의미가 큰 수도권인데다, 야당의 텃밭인 광주 서을은 물론 이들 2곳도 전통적인 야당 강세지역입니다. 자칫 전패할 수 있는 상황인 겁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지도부는 거물인사의 차출을 조심스럽게 고민하고 있는데, 1순위가 바로 김 위원장입니다. 경기 부천 소사에서 3선 의원을 했고, 경기지사도 두 차례나 지내는 등 수도권을 정치적 발판으로 삼았던 만큼 이만한 후보가 없다는 의미에서겠죠.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로 나와도 어렵다”는 서울 관악을보다는 그나마 승산이 조금 더 높은 경기 성남 중원에 투입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기류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이 자신의 출마설을 조기에 진화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성남 중원만 놓고 보면 이 곳에서 새누리당 의원으로는 정말 드물게 재선을 했던 신상진 전 의원과의 인연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김 위원장은 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이었는데 직접 신 전 의원을 이 곳에 공천했던 겁니다.

비록 신 전 의원이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고 18대 총선에선 자력으로 승리했지만, 두 사람은 줄곧 깊은 친분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정치적 신의를 중시해온 김 위원장 입장에선 내년 재보선을 위해 뛰기 시작한 신 전 의원이 눈에 밟힐 수밖에 없을 겁니다.

김문수(왼쪽)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 신상진 전 의원

실제로 신 전 의원은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재보선 확정 이후) 김 위원장 핵심측근이 전화를 걸어와 ‘열심히 준비하시라’고 했다”면서 “그 측근은 김 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라더라”고 전했습니다.

물론 성남 중원이 새누리당 입장에선 승리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작용했을 겁니다. 신 전 의원이 여당 소속으로서는 드물게 재선을 했다고 말씀드렸는데, 실제 2005년 재보선 때나 18대 총선 당시엔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셌던 상황적 요인과 함께 야권 후보의 난립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김 위원장으로서는 재보선 고비조차 넘지 못했을 경우 정치적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의 내년 4월 재보선 출마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진 걸까요. 솔직히 아직은 단정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정치는 생물’이라지 않습니까. 상황과 조건이 바뀌면 어떤 명분을 만들어서라도 출마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김 위원장이 현재 맡고 있는 당 보수혁신특위의 활동시한은 내년 3월까지입니다. 이후에 특정 당직을 맡지 않는다면 현역의원이 아닌 만큼 대선까지 2년 가까운 공백이 생기게 되는 거죠. 2016년 20대 총선 출마에 출마할 수도 있겠지만, 2017년 대권을 위해 1년짜리 국회의원 공천을 받는 게 맞느냐는 비판을 나올 겁니다. 더구나 지난 7ㆍ30 재보선에서 서울 동작을 출마를 고사했을 때 당내에선 “당이 어려울 때 희생하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대권 주자가 될 수 있느냐”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겠죠.

해가 바뀌고 나면 과연 김 위원장이 재보선 출마 여부에 대해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를 두고 또 한번 설왕설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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