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 시민위원회’(시민위) 주도로 의결된 시민인권헌장 선포를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위가 세계 인권의 날인 10일 인권헌장 제정을 축하하며 직접 선포에 나섰다.

시민위 전문위원인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이날 낮 12시 서울시청 신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인권헌장은 유례가 많은 만큼 시민들이 헌신적으로 참여해 이룬 성과”라며 “시가 마지막 순간에 만장일치가 아니라는 이유로 선포할 수 없다는 황당한 입장을 밝혀와 시민들이 직접 선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시민인권헌장 제정에 참여한 시민위원 48명과 전문위원 29명이 함께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위 소속 시민들은 스케치북에 쓴 인권선언 조항들을 하나씩 읽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후 인권헌장과 세계 인권의 날을 기념하는 떡을 직접 자르며 인권헌장 제정을 축하했다.

안경환 시민위 위원장은 “인류가 만든 가장 아름다운 선언인 ‘세계 인권선언’이 발표된 날에 애써 분노를 누르며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인권헌장 제정 과정에서 나타난 혼란과 시행착오 또한 누구의 인권에도 높낮이가 없는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하나의 진통으로 받아들이자”고 말했다.

시민위는 지난달 2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6차 회의에서 인권헌장 50개 조항 중 45개 조항에 대해서는 만장일치로, 성소수자 차별금지 조항을 포함한 5개 조항은 다수결에 따라 통과시켰다. 하지만 서울시는 표결에 참여한 인원이 과반수에 미치지 못한다며 선포를 거부해 시민위와 대립해왔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인기 기사

api_db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