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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의 선택은 ‘야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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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의 선택은 ‘야신’이었다

입력
2014.10.2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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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세 번 우승한 최고 조련사

팬심이 김승연 회장 움직여

김성근 "명문 구단 만들 것"

‘야신’ 김성근 감독이 김응용 감독의 후임으로 프로야구 한화의 제10대 사령탑에 올랐다. 2011년 말 SK 감독에서 물러난 지 3년 만이다. 한화의 김 감독 선임배경에는 김승연 그룹 회장의 ‘결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야신’ 김성근 감독이 김응용 감독의 후임으로 프로야구 한화의 제10대 사령탑에 올랐다. 2011년 말 SK 감독에서 물러난 지 3년 만이다. 한화의 김 감독 선임배경에는 김승연 그룹 회장의 ‘결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화의 선택은 결국 ‘팬심’(팬ㆍfan과 마음ㆍ心이 합쳐진 신조어)이 좌우했다. 김성근(72) 감독의 ‘대전 목격담’은 사실무근으로 드러났지만 김승연(62) 한화그룹 회장은 속전속결로 ‘야신’을 품었다.

김성근 감독이 한화 사령탑으로 프로 무대에 돌아왔다. 한화는 25일 오후 김 감독을 계약금 5억원과 연봉 5억원 등 3년간 총액 20억원에 제10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1년 8월 SK 사령탑에서 물러난 김 감독은 3년 2개월 만에 다시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 감독은 통산 2,327경기에서 1,234승과 1,036패, 57무를 기록해 김응용(73) 전 한화 감독(통산 1,567승)에 이어 역대 한국 프로야구 감독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승리를 기록한 명장이다.

김성근 감독에게 한화는 프로에서만 7번째 팀이다. 1984년 두산 감독을 시작으로 태평양(1989~90년), 삼성(1991~92년), 쌍방울(1996~99년), LG(2002년), SK(2007~11년)를 거쳤다. 태평양과 쌍방울 등 약체를 맡아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통해 강팀으로 환골탈태시켰고, LG 감독이던 2002년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면서 ‘야구의 신’이란 별명을 얻었다. SK 재임 시절 네 차례 한국시리즈 진출과 세 차례 우승을 거머쥐어 프로야구 최고의 명장 반열에 올라섰다. 계약 기간이 끝날 때마다, 야인으로 있을 때마다 복귀설은 끊이지 않았고, 실제로 거의 모든 팀에서 접촉을 하거나 영입 후보에 올려 놓은 ‘영원한 감독’이다.

타협 없는 지도 스타일은 자주 구단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SK에서도 구단 고위층과 심각한 갈등을 겪다 2011년말 경질됐다. 이후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에서 재기의 꿈을 가진 선수들을 지도한 김 감독은 올해 9월 원더스가 해체하면서 ‘야인’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무성하던 하마평 끝에 김응용 전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한 한화가 김 감독에게 손을 내밀었다. 한화구단은 당초 프랜차이즈 출신의 내부 승격을 검토 했다. 한용덕 단장특별보좌, 이정훈 2군 감독이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한화 팬들이 서울 청계천로 한화그룹 본사에서 김성근 감독을 원한다는 1인 시위까지 나서자, 그룹 수뇌부의 마음이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승연 회장은 단기간에 팀을 변모시킬 적임자로 김 감독만한 인물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정승진 한화 사장이 김 감독에게 연락을 취한 건 계약 당일인 25일이었다. 정 사장이 경기 고양 원더스 훈련장으로 찾아가 김 감독을 만난 뒤 반나절 만에 계약을 이끌어냈다.

한화는 2007년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이후 최근 3시즌 연속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성근 영입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10회 차지한 김응용 카드도 통하지 않았던 한화의 마지막과 다름없는 선택이다. 김 감독은 “기회를 주신 한화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성원해 주신 팬들에게도 고맙다. 많은 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한화를 명문 구단으로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화는 28일 오후 대전구장에서 김 감독의 취임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 감독의 한화행이 알려지기 불과 몇 시간 전엔 또 다른 명장의 씁쓸한 퇴장 소식이 전해졌다. 선동열(51) KIA 감독이 구단과 재계약한 지 불과 6일 만에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선 감독은 재계약 직후 KIA 팬들이 온라인에서 사퇴릴레이를 벌이는 등 극심한 반대 여론이 일자, 하차를 결정한 것이다. 선 감독은 “감독 재신임을 받은 후 여러 가지로 고민한 끝에 지난 3년간 성적 부진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사임의 변을 밝혔다. 선 감독은 아울러 “광주는 내 야구인생을 시작한 곳이라 남다르게 애착이 갔다. 꼭 좋은 성적을 올려 팬들을 기쁘게 해 드리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는 소회를 밝혔다. KIA는 선 감독의 사의를 수용하고 이른 시일 내에 후임 감독을 결정할 방침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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