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특수교육 학생 5000명 넘는데 학교는 고작 3곳… 학급 절반이 과밀

경기 특수학교 배치율은 전국 꼴찌…

학부모, 학교 신설 요구 집회 열어도 '님비 현상' 심해 학교 설립은 난망

인천의 한 공립 특수학교 중학생들이 21일 교실에서 종례를 하고 있다. 이 학급은 법정 인원(6명)보다 많은 9명의 장애 학생들이 배정된 과밀 학급이다. 이환직 기자

공립 특수학교인 인천 미추홀학교 장애학생들은 콩나물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현재 학급 수는 48학급으로 2008년 개교 때보다 18학급이 늘었고 학생 수는 139명이 증가해 330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미추홀학교 설립 인가 규모는 26학급이었지만 개교 때부터 지원자가 몰려 30학급 191명으로 문을 열어야 했다.

정귀순 미추홀학교 교감은 “빈자리가 없어 지원자들을 다른 학교로 보내는데도 학생이 작년보다 8명이 늘었다”며 “초등 1학년과 전공과(기술교육)만 모집하기로 했지만 지원자를 거절할 수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 경기지역 내 특수학교가 모자라 장애학생과 학부모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수학교를 아직도 님비시설로 인식하는 풍토가 개선되지 않아 착공이 어렵기 때문이다.

인천의 경우 특수교육 대상자가 2010년 4,335명에서 해마다 늘어 올해 5,302명에 달한다. 하지만 공립 특수학교 수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미추홀, 연일, 인혜학교 3곳의 유치원과 초·중·고교 과정 104개 학급 중 48.1%(50개)가 법정 정원을 넘어선 과밀학급이다. 결국 교실과 교사 부족이 일상이 됐다. 특별실을 일반교실로 바꾸거나 공익근무요원을 보조교사로 투입하고 있지만 땜질 수준이다. 학교별로 10~20%가 통학버스 혜택을 못 받아 학부모가 통학을 담당하는 경우도 많다.

뇌병변 1급인 아들(18)을 특수학교에 보내고 있는 박화옥(55·여)씨는 “교사가 부족해 한 아이가 돌발행동을 하면 다른 아이들을 돌볼 교사가 없다”며 “외부활동이 쉽지 않고 통학버스에서도 크고 작은 문제가 일어난다고 해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천시교육청은 특수학교 3곳의 신설을 추진 중이지만 난관이 적잖다. 남동구 만월중 이전지에 들어설 동희학교(가칭)는 지역 주민과 인천시의회 반대에 부딪혀 2016년 9월 개교가 불투명하다. 주민들과 인천시의회는 미추홀학교가 있는 남동구에 또 특수학교가 들어온다면 지역 편중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포화상태인 미추홀학교가 남동구 남구 부평구 계양구 학생을 수용하고 있고 학교 부지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은 고려되지 않았다.

남구 도화지구와 서구 검단지구에 각각 들어서는 남희, 서희학교(가칭)도 부지가 확정되지 않아 2017~2018년 예정된 개교가 늦어질 가능성이 짙다. 총 60학급에 576명 규모의 이들 학교가 신설되면 기존 학교 과밀이 다소 해소될 전망이어서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학교 신설을 요구한 학부모들은 조만간 학교 신설을 요구하는 집회 개최도 계획하고 있다.

경기도도 특수학교가 턱없이 부족하지만 주민들 반대로 학교 신설에 애를 먹고 있다.

32개 특수학교(747학급, 4,367명)가 있는 도의 경우 특수학교 대상자의 평균 특수학교 배치율은 22.7%에 불과해 세종시를 제외하면 전국 꼴찌다. 서울(36.4%)은커녕 전국 평균인 29.0%에도 한참 모자란다. 과밀학급 문제가 심각한 인천의 경우 25.9% 수준이다.

이처럼 특수학교 배치율이 낮은 이유는 주민들 반대로 학교설립이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도교육청이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에 31학급 규모의 용인특수학교(가칭) 설립을 추진했지만 인근 주민들 반발로 무기한 연기됐다. 특수학교가 들어설 부지가 당초 공원부지로 계획된 곳이라는 이유에서다. 도교육청은 광명시 소하동에도 30학급 규모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주민설명회를 진행하기도 전에 반대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천시 부발읍 무촌리에 계획된 30학급 규모 이천특수학교(가칭) 역시 처음에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로 착공이 연기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주민 설득 끝에 내달 공사 착공이 예정됐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특수학교는 수요에 맞춰 지속적으로 늘려야 하지만 집값 하락 등을 우려하는 일부 지역주민, 민원을 우려한 자치단체와 의회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 어렵다”면서 “특수학교를 일반학교와 다를 바 없이 생각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쉽다”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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