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생보사 A부장은 올해 초 외국계 생명보험사에서 임원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 희망퇴직을 신청하고 이직하려는 A부장에게 회사가 승진을 약속했기 때문. 하지만 희망퇴직 신청 기간이 끝난 지난달 A부장은 승진은커녕 지방 영업점으로 발령을 받았다. A부장은 “이직도 못하고 승진도 못하고 결국 빈손으로 회사를 나가라는 얘기”라며 “회사가 퇴직금을 줄이려고 희망고문을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보험사들이 대대적인 인력감축에 돌입하면서 구조조정 후폭풍이 거세다. 올해 상반기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대형 3사 등 생명보험업계는 희망퇴직을 실시해 약 2,000명의 인력을 줄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회사들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조차도 불이익 인사 조치해 사실상 퇴출시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한 대형 생보사는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 중 근무연수가 오래된 고참 직원들의 신청을 반려토록 한 뒤 희망퇴직 신청기간이 끝나자 본사에서 지방이나 영업지점 등 업무와 상관없는 곳에 배치해 사실상 퇴직하도록 압박했다. 계열사 전직신청을 했다가 잔류한 직원도 영업점으로 내보냈다. 한 생보사 직원은 “인사고가가 나쁘거나 승진이 누락됐다면 희망퇴직을 신청해도 신청대상자가 아니라는 통보를 먼저 받는다”며 “그 뒤에 위로금도 못 받고 결국 내쫓기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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