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 때문에 다달이 2,600원…여름철 전기요금 줄이는 깨알 팁

‘전기 먹는 하마’는 정수기다. 용량 3ℓ짜리 가정용 정수기가 소모하는 전력량은 900ℓ짜리 대형 냉장고의 무려 1.7배에 이른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가전제품별 전기요금 절약 방법

경남 창원시에 사는 주부 김경숙(56)씨는 얼마 전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고 얼굴이 확 펴졌다. 평소 월 평균 4만~5만원대 나오던 요금이 2만원대 후반으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평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되는 작은 절전 방법들을 실천한 덕분이다.

전기 사용량이 치솟는 한여름이 지나면 수많은 가정이 ‘요금 폭탄’을 맞는다. 최근 3년 동안 전기요금이 5번이나 오른 터라 올 여름 직후엔 가계부가 더 빠듯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간단한 방법 몇 가지만 실천해도 김씨네처럼 전기요금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김씨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냉장고다. 내용물이 10% 늘 때마다 냉장고는 평균 3.6% 전력을 더 쓴다. 내용물이 많을수록 공기 순환이 잘 안돼 식품의 열을 효율적으로 빨아들일 수 없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600ℓ짜리 냉장고에서 냉장실의 내용물을 30% 줄이면 한 달에 전력을 5킬로와트(㎾) 덜 쓰게 돼 요금이 610원 줄어든다. 반대로 냉동실은 가득 채울수록 냉기가 잘 보존돼 요금이 절약되는 효과가 생긴다. 빈 용기나 그릇이라도 넣어두면 절전에 도움이 된다.

흔히 냉장고가 전력을 가장 많이 쓰는 가전제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전기 먹는 하마’는 정수기다. 용량 3ℓ짜리 가정용 정수기가 소모하는 전력량은 900ℓ짜리 대형 냉장고의 무려 1.7배에 이른다. 냉수와 온수 온도를 유지하는 데 많은 전력이 필요해서다. 가정에서 정수기를 자주 사용하는 시간은 하루 11시간 정도다. 나머지 13시간 동안 정수기가 쓰는 전력은 월 평균 약 33㎾다. 서울의 가정집에서 한 달에 쓰는 전력이 평균 351㎾니 10% 가까운 양을 쓰지도 않는 정수기가 가져가는 셈이다.

이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줄이려면 전원을 꺼두면 된다. 특히 요즘처럼 온수를 잘 안 쓰는 시기엔 정수기를 종일 켜둘 필요가 없다. 요즘 정수기는 대부분 전원을 꺼도 정수 기능이 유지된다. 정수한 물을 주전자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해놓으면 깨끗하고 시원한 물을 마시면서 전기요금도 줄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매달 최대 약 1만1,000원까지 절약된다.

열대야 때문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고 별 생각 없이 리모컨으로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보면 전기요금은 팍팍 뛴다. 리모컨 한 번 쓰는데 드는 전력이 3W나 되니 말이다. 하루에 리모컨 10번씩만 써도 1년이면 자그마치 11㎾다. 편성표를 확인해 볼 프로그램을 정한 다음 리모컨을 쓰면 이런 낭비를 막을 수 있다.

또 TV를 꺼도 케이블TV나 IPTV의 셋톱박스는 그대로 켜두는 집이 대부분이다. 화면을 끄면 대기전력이 1W 미만으로 유지되는 TV와 달리 셋톱박스는 평균 대기전력이 12.27W로 실제 작동할 때 전력 사용량의 80%에 육박한다. 가구당 하루 평균 TV 시청 시간이 3시간 남짓임을 감안하면 셋톱박스는 매일 21시간 동안 약 257W의 전력을 낭비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달 평균 315㎾의 전력을 쓰는 서울 시내 가정의 경우 셋톱박스 대기전력 때문에 매월 2,550원을 내고 있는 것이다.

여름철 전기요금 폭탄의 주범으로 제습기와 에어컨 빼놓을 수 없다. 소비전력 300W짜리 제습기를 1주일에 50시간, 한 달에 200시간 쓸 경우 요금이 4,590원 는다.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필터에 쌓인 먼지를 주기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공기 회전이 원활할수록 전력 소비가 줄어든다. 에어컨은 커튼까지 친 채 사용하는 게 절전에 도움 된다. 직사광산을 차단하면 냉방 효율이 15% 이상 높아진다.

한전은 최근 선보인 블로그 ‘굿모닝 KEPCO(blog.kepco.co.kr)’에서 가전제품별 절전 팁을 상세히 소개하기로 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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