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세계인구현황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출산합계율은 1.3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를 기록한 반면 국내 2,500g 미만 이른둥이 출산률은 20년 동안 약 40%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이른둥이에 대한 지원정책은 걸음마 수준이다.

대표적인 저출산고령화 정책인 새로마지 플랜의 2차 계획 투자 규모는 한 해 평균 12조~16조원으로 5년간 총 75조 8,000억 원에 달하는 국가의 주요 정책이다. 주로 모성건강과 출산 유도에 집중되어 있거나 영유아건강검진과 필수 예방접종 사업 등 보편적 복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미약하게 태어난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 것에 대한 지원은 저조하다. 이 가운데 국내 유일의 이른둥이 지원정책은 모자보건사업의 일환인 '미숙아 및 선천성이상아 지원사업'으로 월평균 소득 150% 이하 가구의 미숙아 출산 가정에만 지급한다. 지난해 기준 정부지원 105억과 지방자치단체 지원 포함해 총 228억의 예산이 책정되어 있다. 이마저도 지자체 예산이 바닥나면서 지원금을 신청한 해에 지급받지 못하는 대기자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지원사업은 신생아중환자실 입원비 지원으로 제한적이고, 퇴원 후 재입원이나 외래 진료에 대한 지원은 전무하다는 점이다. 이른둥이들은 퇴원 후에도 기관지폐이형성증, 신생아 호흡곤란 증후군, 동맥관개존증, 뇌출혈, 이른둥이 망막증 등 합병증뿐만 아니라 기타 다른 질환의 발생 등으로 만삭아에 비해 1~2년 내 재입원 확률이 2~2.3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한 이른둥이 가정의 경제적, 심리적 부담은 적지 않다.

최근 대한신생아학회 조사 결과, 이른둥이 부모 10명 중 6명은 자녀가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을 때보다 퇴원 후 재입원이나 잦은 외래 방문, 이로 인한 근로일 손실 등으로 인해 받는 경제적 심리적 부담이 더 많거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건은 이런 부담이 향후 추가 출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부분이다. 실제 이른둥이 10명 중 6명꼴인 64%는 '더 이상 자녀를 낳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지난 해 44%보다 20% 포인트나 늘었다.

양육수당이나 보육수당과 같은 보편적 복지는 한국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정책적 근간이며 정서이다. 이로 인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 환영하고 확대되어야 한다. 다만 '건강'과 직결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소외계층인 이른둥이 건강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이른둥이 출산율이 증가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보다 중요한 사회 건강 이슈로 제기되어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미숙아 중에서도 연간 3,000 여명에 해당하는 1,500g 미만의 극소체중 이른둥이들은 2명 중 1명 꼴로 재입원을 하고 합병증의 위험도 높다. 이러한 이른둥이 가정의 의료비 부담 및 근로일 손실 보전이라는 차원에서 농어촌양육수당이나 장애아동양육수당 처럼 '미숙아 양육수당'이 신설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미 미숙아 정책이 잘 자리잡은 일본을 비롯한 해외 선진국들은 대부분 미숙아 양육수당이 별도로 지급되고 있다. 또한 새 정부의 공약인 희귀난치성질환에 대한 제도 변화가 이뤄지는 가운데, 미숙아 질환 중 산정특례범위 확대에 들어갈 수 있는 부분도 관계기관의 고려가 필요하다.

미래 국가 경쟁력이 위협받는 저출산고령화 시대, 미숙아를 적극적으로 케어하는 것은 비단 한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이다. 이른둥이 특성 상 생후 2~3년의 적극적 케어로 대부분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숙아 지원은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비용효율적인 우리 사회 미래를 위한 투자인 까닭이다.

남궁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생아과 교수

대한신생아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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