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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림" 출신 프로젝트 그룹 쵸코크림롤스/"각자 하고팠던 음악 실컷 해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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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림" 출신 프로젝트 그룹 쵸코크림롤스/"각자 하고팠던 음악 실컷 해볼래요"

입력
2003.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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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쵸코크림롤스'? 빵집 진열장에나 어울릴 듯한 이름을 달고 금새 초콜릿이 녹아 나올 것 같은 초콜릿 빛 표지의 음반을 최근 발표한 '쵸코크림롤스'는 자우림의 이선규, 김진만과 전 퍼니파우더의 이승복이 만나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이다. "쵸코크림롤스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세요? 별 의미는 없고, 그냥 듣기 좋아서 붙인 이름이에요."그럼 자우림은 어디 갔나. 6월 일본에서 발표할 앨범을 준비 중이지만 정작 자우림 멤버들은 요즘 심심하다고 한다. 일본 앨범의 70%는 기존 발표곡. 새 노래를 만들고 싶어 근질근질하던 차에 "시간 날 때 각자 평소 하고 싶던 음악을 해 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그래서 첫 번째로 나온 것이 '쵸코크림롤스'. 이어서 드러머 구태훈도 그룹 '내 귀의 도청장치'의 베이시스트인 이종필과 팀을 이루어 '구태훈 프로젝트 밴드'로 활동할 예정이고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도 두 번째 독집을 발표할 계획. 물론 자우림이라는 그룹은 여전히 존재한다.

"자우림의 음악이 버라이어티쇼라면 '쵸코크림롤스'의 음악은 보다 미니멀(Minimal)해요." 이선규의 설명은 '미니멀'이라는 말에서 걸려 더욱 아리송할 뿐이다.

하지만 '최소의' '극소의'라는 '미니멀'의 사전적 의미나 '미니멀리즘'의 장르적 특성을 곱씹으며 그들의 음악을 들어보니 그의 설명이 이해가 간다. 군더더기 없는, 기본에 가까운 음악이랄까.

노래는 모두 이선규가 불렀다. 멤버들은 "우리 앨범에서 선규형의 목소리가 제일 중요해요"라고 평가한다. 그 동안 보컬 자리는 김윤아에게 내주고 드문드문 한 두 곡씩 부르던 이선규의, 조금은 단조로운 목소리는 스스로의 표현처럼 '풋풋한 느낌'이다.

앨범에 실린 노래의 특징은 "철저한 1인칭 시점의 노래".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정서를 보편적으로 포장할까 생각하는데 저희는 안 그래요. 그냥 저희 이야기를 하는 거에요."

타이틀곡은 '클라크'. 금새 감이 오지 않는 노래 제목이다. "클라크는 슈퍼맨의 주인공이에요. 변신하면 정의를 위해 싸우는 슈퍼맨이지만 현실에서는 멍청한 신문기자잖아요. 우리 모습이랄까요?"

노래 배경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는 곡은 '꽃'. '오늘이 지나면 그녀는 서른 살/ 아무도 모르게 가려진 주름살'로 시작하는 노래는 자우림의 김윤아를 대상으로 한 노래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는 노래. "주변에 서른 살 먹은 여자가 많아서 그냥 나온 노래에요. 노래에 나오는 여자는 멍청한 여자인데 윤아는 안 멍청해요. 윤아 노래 아니에요." 굳이 긴 설명을 늘어놓는 것이 오히려 수상쩍다.

왜 따로 이런 앨범을 만들었을까? 느릿느릿 거북이처럼 어눌하게 털어놓는 이들의 설명. "'그룹'이라는 테두리 안에 매몰되지 않고 나름대로 추구하는 음악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잖아요?"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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