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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익태작곡상 수상작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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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익태작곡상 수상작 발표

입력
1999.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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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익태작곡상 대상 '심상' 유범석씨 인터뷰올해 대상을 차지한 유범석(31·미 인디애나대 작곡과 박사과정)씨는 지지난주 결혼한 새 신랑. 경사가 겹쳤다. 수상 소식을 알리자 뜻밖이라고 깜짝 놀라면서 기뻐했다.

수상작 「심상(心象)」은 처음 써본 관현악곡으로, 일상 속에서 느껴지는 여러가지 마음의 이미지를 다양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이를 위해 빠른 템포와 「우연성음악」이 보여주는 효과를 부분적으로 사용했다. 『전통적 소리와 아방가르드적 소리를 적절히 조절했다』고 설명한다.

『작곡할 때면 많은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강함과 약함, 분노와 고요,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 그 많은 이미지들을 통합해 일관된 흐름을 만들면서 적절히 대비·조화시켜야 감동을 줄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 강약을 조절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두세번 수정을 거치면서 넣을 건 넣고 뺄 건 빼고 추려서 구조와 형식미를 재정리했습니다』

많은 관현악곡에서 악기 사용의 비효율성을 느낀다는 그는 이 작품에서 『소리가 꽉 차게, 모든 악기를 훙분히 활용해 관현악적 효과가 나도록, 또 전통적 기승전결의 구조를 갖춰 음악적 감각이 와닿게 하는 데 신경을 썼다』고 말한다. 곡은 전체적으로 두 부분으로 나눠지며 3관 편성이다. 리듬이 까다로운데, 일일이 손으로 리듬을 쳐보아 몸으로 느끼면서 작곡했다고 한다.

속초 태생이다. 취미삼아 피아노를 치다가 고등학교 2학년이 끝날 무렵 작곡 공부를 시작했다. 자신이 없어 한때 작곡을 포기할 생각도 했다는 그는 대학시절 독일 다름슈타트 현대음악제에서 만났던 청중들의 진지함에 충격을 받고 작곡의 의지를 되찾았다고 한다.

『모든 장르의 음악을 들으려고 애씁니다. 예컨대 헤비메탈의 리듬감과 파워는 음악에 응용할 점이 많지요. 요새는 국악이 점점 좋아지는데, 서양음악에 있는 독특한 리듬구조가 무척 흥미롭습니다. 언젠가 사물놀이의 표현력을 응용하고 국악기를 사용한 작품을 쓰고 싶습니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안익태작곡상] 연표

올해로 7회를 맞은 안익태작곡상은 관현악작품을 공모해 시상함으로써 작곡가들의 창작 의욕을 북돋우고 음악 발전에 이바지해왔다.

해마다 적으면 9편,많으면 20편까지 응모작이 들어왔고 거기서 골라낸 좋은 작품들은 우리 음악의 창고를 든든하게 했다.

창작은 모든 예술활동의 기본이며, 따라서 안익태작곡상은 우리 음악의 뿌리를 튼튼하게 키우는 밑거름이다. 세기말을 넘어 새 천년을 바라보는 지금, 작곡가들의 어깨에 우리 음악의 미래를 건다.

◇안익태작곡상 역대 수상작

회수 대상 가작(99년부터 우수상으로 개칭)

1회(93년) 임지선 「아킬레스의 방패」 없음

2회(94년) 없음 김기범 「낯선 경험」

3회(95년) 김철화 「Sonic Spectra」 없음

4회(96년) 이신우 「시편 20편」 이현주 「12개의 창문을 통한 빛」

5회(97년) 임준희 「알타이의 제전」 박은하 「홍익인간」

6회(98년) 최명훈 「아수라-석굴암 5」 김창재 「Symphony」

7회(99년) 유범석 「심상」 이홍석 「다섯개의 윤곽」

■[안익태작곡상] 우수상 "음악속 여백 통해 독창성 추구"

우수상 이홍석(35·장로회 신학대 교수)씨와 대상 유범석씨는 연세대 작곡과선후배 사이다. 유씨는 후배의 대상 소식에 『언젠가 좋은 곡을 쓸 줄 알았다』며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우수상 수상작 「다섯 개의 윤곽」은 음악의 여러 구성 요소를 음정·음색·선율 등으로 각각 해체해 긴 시간대에 펼쳐보인 작품이다. 그 결과 기존 관현악법에서 벗어난 독특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을 「결핍된 듯한, 여백의 미학」으로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작곡(Composition)은 구성·조합을 뜻하지만, 이 곡은 거꾸로 해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어있는 듯한 결핍성을 보여줌으로써, 여백을 갖고, 여유있게 음악을 듣게 하는 데 점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3관 편성이다. 투티(모든 악기의 총주) 부분도 잠깐 있지만 전반적으로 음향을 극소화하고 대신 한 음 안에 많은 것을 집어넣는 데 집중하고 있다. 『독일 데트몰트 국립음대 유학시절,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 「이 많은 소리 중 네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었습니다. 중요한 건 많은 소리가 아니라 독창성을 찾아가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관현악작품은 이것이 두번째. 겨울 동안 현악4중주를 쓸 계획이다.

『현대음악은 작곡가의 고유성과 개인미학에 치중한 나머지 보편성을 잃었다』 고 말하는 이홍석씨./조영호기자

오미환기자

■[연세대 이경숙교수-딸 김규연] 모녀가 쇼팽피아노 협연

엄마와 딸이 쇼팽이 남긴 두 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한 무대에서 나란히 협연한다. 28일 저녁 7시30분 서울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열리는 「쇼팽으로 만나는 엄마와 딸」. 주인공은 중진 피아니스트 이경숙(연세대 교수)씨와 딸 김규연(14·예원학교 2년)양이다. 올해 쇼팽 서거 150주기를 마무리하는 음악회로 기획됐다. 모녀가 쇼팽으로 만나는 따뜻한 풍경이 기대된다.

이택주씨가 지휘하는 연세신포니에타의 반주로 엄마는 1번, 딸은 2번을 연주한다. 1번은 좀 대중적이고, 2번은 1번보다 음악적 깊이가 있다. 곡의 성격으로 봐선 엄마가 2번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딸이 2번이 좋다니가 엄마가 양보했다는 설명이다.

이씨는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다. 그동안 베토벤 소나타와협주곡, 모차르트 소나타와 프로코피에프 소나타 전곡을 연주했다. 김양은 올해 미국에서 열린 바르토크-카발레프스키-프로코피에프 국제콩쿠르에서 청소년부 1등을 차지한 데 이어 한국일보 주최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로 대상을 차지한 영재로 이미 세 차례 독주회와 서울시향·서울심포니·코리안심포니 협연 경험을 갖고있다.

이씨는 딸이 대견한 한편 곡을 어떻게 소화할지 걱정스러운 모양이다. 규연이는 요새 엄마가 연습을 할라치면 자기 곡의 오케스트라 반주를 해달라고 졸라서 귀찮다고 푸념 아닌 푸념을 늘어놓는다.

그는 『어린 학생들이 음악회에 많이 와서 콩쿠르가 전부인 줄 아는 경쟁의식이 아니라 음악의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느끼고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이 음악회는 한국일보가 후원한다. 1만·2만원. (02)761-8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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