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시는 책상 앞에서 혼자 쓰는 것이지만, 혼자만의 힘으로 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혼자만의 시간이 외롭고 두려워 시를 놓았던 시간도 있었는데, 그때 느낀 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겁니다. (주변에) 신세 지고 의지하면서 열심히 시를 써보겠습니다.” (시 부문 당선자 김유수)
“’요람에서 무덤까지’보다 ‘걸음마부터 지팡이 짚을 때까지’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동시는 걸음마를 뗄 무렵부터 삶의 시작을 함께하는 장르인 것 같습니다. 제게 시작을 열 기회가 찾아와 굉장히 기쁩니다. 앞으로 더욱 좋은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동시 부문 당선자 임종철)
2024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자 시상식이 11일 서울 중구 연세세브란스빌딩에서 열렸다. 총 5개 부문에서 김유수(25·시) 김영은(30·소설) 윤성민(32·희곡) 임종철(29·동시) 신나라(44·동화) 당선자가 상금과 상패를 받았다. 심사를 맡은 김개미 시인, 김유진 어린이문학평론가, 김현 시인, 문지혁 소설가, 이정록 시인, 장성희 극작가 겸 연극평론가와 당선자의 가족·지인 등 50여 명이 모여 작가로 첫발을 내딛는 이들에게 축하의 마음을 보냈다.
심사위원을 대표해 축사를 맡은 문지혁 소설가는 “작가가 되는 것과 사는 것은 다르다. 되는 것은 한 번이지만 사는 것은 평생”이라면서 “이제 막 문학이라는 잠수함에 승선하신 여러분이 앞으로 각자의 시야에서 가장 좋고 귀한 것을 발견하는 여정을 시작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춥고 어두운 깊은 바다 어딘가에서 언제나 지켜보고 또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이성철 한국일보 사장은 “역대 한국일보 신춘문예 수상자의 면면을 보면 이 상이 정말로 엄청난 문인들의 등용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베스트셀러나 유명세가 창작자의 우열을 가르는 잣대가 될 순 없지만, 오늘 수상하신 이들이 모두 승승장구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김영은씨는 “소설을 쓰며 사랑과 삶에 대해 탐구할 수 있었다”며 "소설 속에 모순과 양가감정, 어느 면에서나 별로이기에 더 마음이 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서로를 미워하고 좋아하고, 또 그리워하며 그들과 오래오래 함께하겠다. 소설가의 삶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상 소식을 듣고 지면을 통해 당선이 발표되기까지 보름 동안 기쁨과 열정, 의욕, 두려움과 부끄러움 등 많은 마음이 자리했다”는 신나라씨는 “앞으로 동화를 쓰는 내내 이 보름 동안 가진 마음을 계속 마주하겠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쓰는 글인 만큼 책임감을 무겁게 갖겠다”고 말했다.
윤성민씨는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이 있다. 얼마나 멀어져야 희극이 될 수 있을지, 또 가까워진 희극이 정말 희극인지를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상패와 함께 각각 상금 500만 원(소설), 300만 원(시·희곡), 200만 원(동시·동화)이 수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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