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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지고 의지하면서 열심히 써보겠다”

입력
2024.01.11 18:26
수정
2024.01.11 18:4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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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11일 서울 중구 연세세브란스빌딩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4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앞줄 맨 왼쪽부터) 동시 부문 임종철, 희곡 부문 윤성민, 시 부문 김유수, 소설 부문 김영은, 동화 부문 신나라 수상자가 이성철(뒷줄 왼쪽 네 번째) 사장 및 심사위원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최주연 기자

11일 서울 중구 연세세브란스빌딩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4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앞줄 맨 왼쪽부터) 동시 부문 임종철, 희곡 부문 윤성민, 시 부문 김유수, 소설 부문 김영은, 동화 부문 신나라 수상자가 이성철(뒷줄 왼쪽 네 번째) 사장 및 심사위원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최주연 기자

“시는 책상 앞에서 혼자 쓰는 것이지만, 혼자만의 힘으로 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혼자만의 시간이 외롭고 두려워 시를 놓았던 시간도 있었는데, 그때 느낀 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겁니다. (주변에) 신세 지고 의지하면서 열심히 시를 써보겠습니다.” (시 부문 당선자 김유수)

“’요람에서 무덤까지’보다 ‘걸음마부터 지팡이 짚을 때까지’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동시는 걸음마를 뗄 무렵부터 삶의 시작을 함께하는 장르인 것 같습니다. 제게 시작을 열 기회가 찾아와 굉장히 기쁩니다. 앞으로 더욱 좋은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동시 부문 당선자 임종철)

2024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자 시상식이 11일 서울 중구 연세세브란스빌딩에서 열렸다. 총 5개 부문에서 김유수(25·시) 김영은(30·소설) 윤성민(32·희곡) 임종철(29·동시) 신나라(44·동화) 당선자가 상금과 상패를 받았다. 심사를 맡은 김개미 시인, 김유진 어린이문학평론가, 김현 시인, 문지혁 소설가, 이정록 시인, 장성희 극작가 겸 연극평론가와 당선자의 가족·지인 등 50여 명이 모여 작가로 첫발을 내딛는 이들에게 축하의 마음을 보냈다.

11일 서울 중구 연세세브란스빌딩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4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소설 부문 심사를 맡았던 문지혁 소설가가 축사를 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11일 서울 중구 연세세브란스빌딩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4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소설 부문 심사를 맡았던 문지혁 소설가가 축사를 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심사위원을 대표해 축사를 맡은 문지혁 소설가는 “작가가 되는 것과 사는 것은 다르다. 되는 것은 한 번이지만 사는 것은 평생”이라면서 “이제 막 문학이라는 잠수함에 승선하신 여러분이 앞으로 각자의 시야에서 가장 좋고 귀한 것을 발견하는 여정을 시작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춥고 어두운 깊은 바다 어딘가에서 언제나 지켜보고 또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이성철 한국일보 사장은 “역대 한국일보 신춘문예 수상자의 면면을 보면 이 상이 정말로 엄청난 문인들의 등용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베스트셀러나 유명세가 창작자의 우열을 가르는 잣대가 될 순 없지만, 오늘 수상하신 이들이 모두 승승장구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2024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열린 11일 서울 중구 연세세브란스빌딩에서 이성철 한국일보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2024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열린 11일 서울 중구 연세세브란스빌딩에서 이성철 한국일보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김영은씨는 “소설을 쓰며 사랑과 삶에 대해 탐구할 수 있었다”며 "소설 속에 모순과 양가감정, 어느 면에서나 별로이기에 더 마음이 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서로를 미워하고 좋아하고, 또 그리워하며 그들과 오래오래 함께하겠다. 소설가의 삶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상 소식을 듣고 지면을 통해 당선이 발표되기까지 보름 동안 기쁨과 열정, 의욕, 두려움과 부끄러움 등 많은 마음이 자리했다”는 신나라씨는 “앞으로 동화를 쓰는 내내 이 보름 동안 가진 마음을 계속 마주하겠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쓰는 글인 만큼 책임감을 무겁게 갖겠다”고 말했다.

윤성민씨는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이 있다. 얼마나 멀어져야 희극이 될 수 있을지, 또 가까워진 희극이 정말 희극인지를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상패와 함께 각각 상금 500만 원(소설), 300만 원(시·희곡), 200만 원(동시·동화)이 수여됐다.

전혼잎 기자
문이림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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