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합의 없어도 9 to 4 복귀"
금융노조 "폐점만 30분 연장" 팽팽
정부가 오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대부분 해제하기로 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일상으로의 복귀가 코앞으로 다가온 건데요. 1년 반 넘게 이어진 은행 단축영업도 마스크 해제와 함께 끝나게 될까요?
사측 "마스크 해제 즉시 영업시간 복원"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노사 협의가 진행 중이지만, 사측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18일 김광수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장과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 간 회담에서도 김 회장이 “30일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가 예상되는 만큼 더는 영업시간 정상화를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합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마스크 해제와 함께 독자적으로 영업시간 복원에 나서겠다는 방침도 밝혔습니다.
‘오전 9시~오후 4시’였던 은행 영업시간이 앞 뒤로 30분씩 줄어든 건 2021년 7월부터입니다. 수도권 은행부터 시작해 같은 해 10월 전국 단위로 확대됐죠. 금융노사가 참여한 중앙노사위원회가 “정부 방역지침상 ①사적 모임 ②다중이용시설 제한 ③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기 전까지 영업시간 1시간 단축을 유지하기로 한다”고 의결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①, ②에 이어 ③까지 해제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노사는 영업시간 복원 논의에 착수했습니다.
"은행 가려고 휴가 쓴다" 뿔난 소비자들
실제 사측은 법률 검토를 거쳐 ‘실내 마스크 해제 즉시 영업시간 복원’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은행 업무 보려고 휴가 썼다" "대기가 너무 길어 허탕만 치고 돌아왔다" 등 고객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더는 영업시간 단축을 지속할 명분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당국의 압박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0일 “국민 경제활동이 정상화되고 있음에도 은행 영업시간 단축이 지속되면서 불편이 커지고 있다”며 “하루 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노사 양측에 촉구했습니다.
노조는 "9시반 개점 그대로" 고수
금융노조는 사측의 일방적인 변경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내점 고객이 거의 없는 오전 영업은 지금처럼 9시 30분부터 하되, 마감 시간만 오후 4시로 돌아가자는 게 노조 측 기본 입장입니다. 30분 늦춰진 개점 시간만큼은 사수하겠다는 각오입니다. 이번 기회에 영업시간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탄력점포 확대와 은행 점포폐쇄 자제에 대한 포괄적 논의를 병행해야 한다는 단서도 달았습니다.
"역대급 이자 수익에도 고객 불편은 외면한다"는 비판은 은행과 은행원에 대한 국민 여론이 싸늘하다는 방증입니다. 영업시간 복원을 둘러싼 은행권 노사 갈등에 국민들의 피로감은 더욱 커질 겁니다. 금융노조와 사측은 25일 오전 다시 테이블에 마주 앉습니다. 대다수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결론이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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