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미리 준비하는 의료비 노하우
2026년이면 대한민국의 노인 비율은 전체 인구의 21%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접어든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는 나라다. 평균 기대수명이 급격히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노후에 닥칠 가장 큰 재무적 위험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바로 의료비 문제일 것이다. 노인 인구가 가장 빨리 증가하는 나라에 사는 우리의 노후 의료비는 누가 부담을 해야 할까.
노후에 얼마나 많은 의료비가 지출되는지부터 살펴보자. 2019년 말 기준 사망 직전에 겪는 유병 기간(병을 앓고 사는 기간)의 남녀평균은 18.3년에 달한다. 이 기간 의료비는 생애 전체 소요되는 금액의 30% 정도인 약 3,000만~5,000만원이다. 이런 비용을 자녀나 가족들이 부담하기란 쉽지 않다. 자녀 양육을 끝낸 후, 생활비를 제외하고 스스로 의료비를 마련하는 것 또한 매우 어려운 일이다.
배우자 사망으로 혼자가 된 1953년생 여성이 매월 일정한 생활비와 경조사, 의료비에 대한 걱정을 해결하기 위해 국민연금공단 노후준비 상담을 신청했다. 경조사, 의료비는 별도 통장을 개설해 매월 일정한 금액을 적립하기로 하고, 초기 자금 100만원을 설정한 후 매월 10만원씩 자동이체를 통해 적립하도록 권유했다. 2014년 3월부터 시작한 후 2020년 9월 기준으로 의료비 통장에 총 890만원을 적립했다. 이 가운데 의료비로 지출된 총액이 490만원, 통장에 남은 금액은 400만원 정도다.
지출 내용을 상세히 살펴보니 치료목적뿐만 아니라 전신 PET-CT 촬영, MRI 검사, 치과 진료 등 건강검진과 예방을 위한 비용으로 전체 의료비 지출 금액 490만원 중 약 40% 정도를 사용했다. 일반적인 시기에 비해 좀 늦은 만 61세부터 적립을 시작, 6년을 조금 넘겼음에도 의료비에 대한 고민을 덜어버린 사례다.
이렇게 모아둔 의료비 통장은 필요한 곳에 아무 제한 없이 언제든 사용할 수 있고, 건강해서 의료비 지출을 하지 않는다면 적립된 금액을 병간호비나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만약 부부가 동시에 지금부터 의료비 통장의 적립을 시작한다면 훨씬 수월하게 의료비 부담 없이 노후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사회초년생일 때 기억을 되돌려보자. 대다수가 월급통장을 개설하고 설레는 사회생활로 처음 발을 들여놨을 것이다. 언젠가는 노후생활 초년생이 될 우리 모두, 의료비 통장으로 걱정 없고 설레는 노후를 맞이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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