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 박춘희ㆍ강동 이해식
종로 김영종 2~4위 차지하며
상위권은 서울 구청장 독무대
부산 2곳, 대구ㆍ광주에선 1곳
10위권 안으로 들어와
지난해 여름 서울 서초구의 횡단보도와 교통섬에 대형 양산이 펴졌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 교통신호를 기다리는 주민들을 위해 서초구가 설치한 대형 그늘막이다. 더위에 지친 주민들로부터 찬사가 쏟아진 것은 당연지사. 서초구는 그늘막 설치 장소를 애초의 54곳에서 120곳으로 늘렸다. ‘서리풀 원두막’이라는 이름의 이 그늘막은 햇볕 차단이 불필요한 계절에는 접어놓지만 겨울철에는 크리스마스 트리로 깜짝 변신한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전국 69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한 단체장역량 주민만족도 평가에서 1위에 오른 것은 이처럼 주민에 한발 다가가는 행정 서비스를 펼친 덕분이다. 조 구청장은 불가능해 보였던 정보사 부지 관통터널(서리풀터널) 공사와 지역 내 마지막 판자촌인 방배동 ‘성뒤마을’공영개발을 이끌어 내는 등 숙원 사업을 해결,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서초(瑞草)라는 지명의 유래가 된 서리풀(벼)을 브랜드로 한 서리풀페스티벌은 2015년 행사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누적 참가자 50만명을 넘는 대표적 지역 축제로 자리잡았다.
이번 자치구 단체장역량 주민만족도 평가는 서울 구청장들의 독무대였다. 10위권 안에 서울 자치구가 6곳이고 부산 2곳, 대구ㆍ광주가 각 1곳이다. 또한 서울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 종로구가 차례로 1~4위였으며 대구 수성구가 5위로 서울 이외 지역 자치구 중 순위가 가장 높았다. 6~10위는 서울 성동구, 광주 광산구, 부산 중구, 서울 양천구, 부산 수영구 순이었다.
지난해 5위에서 올해 2위로 상승한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보건과 안전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에 나서 호평을 받았다. 자치구가 운영하는 전국 최초의 산후조리원인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와 안전 문제가 발생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체험할 수 있는 안전체험교육관 등이 좋은 사례다.
3위를 차지한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수요데이트’를 통해 주민 요구를 직접 듣고 접수 민원은 가급적 4시간 이내에 해결하는 등 주민과의 소통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4위에 오른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건축가 출신으로 도심 문화유산과 자연을 살리는 도시재생 및 환경관리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낡은 청운아파트를 헐고 수성동 계곡을 정비해 조선시대 자연경관과 운치를 복원했을 뿐 아니라 한옥으로 된 청운문학도서관과 박노수미술관을 열어 문화가 살아있는 도심마을을 만들었다.
서울 이외 자치구 단체장 중 순위가 가장 높은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공공일자리 조성에 예산을 투입하고 구민쉼터 조성 및 도심 재생사업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6위를 차지한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지역 발전의 걸림돌이던 삼표레미콘 공장의 이전 합의를 이끌어냈다. 민형배(7위) 광산구청장은 7년 동안 모두 30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근로 문제 개선에 큰 업적을 세웠다.
약사 출신인 김은숙(8위) 부산 중구청장은 시민ㆍ여성단체 대표와 시 고위 공무원(보건복지여성국장) 등을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능력을 인정받아왔다. 김수영(9위) 양천구청장은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지정’ 사업을 통해 주민 참여형 교육 복지를 주도했다. 박현욱(10위) 수영구청장은 현안 해결을 위해 직접 골목을 누비는 현장행정가로 유명하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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