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끝>100세 시대 대비하자
체육회, 65세 이상 어르신 대상
교실 강습회, 페스티벌 대회 등
맞춤형 프로그램 전국 곳곳 보급
여가시간 운동 통해 친목 도모
“하루가 즐거워” 몸도 마음도 튼튼
인생 ‘100세 시대’의 행복 필수 조건은 활기찬 삶이다. 하루, 하루가 즐거워야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다. 그래서 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무리한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나이와 몸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이 전국 곳곳에 준비됐다.
대한체육회는 올해 65세 이상 어르신체육활동지원을 위해 종목별 지도자 워크숍 및 강습회, 어르신 대상 교실 강습회(15종목 전국 676개소), 어르신 페스티벌 대회, 야외체력관리교실 등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경제적 혹은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어르신 생활체육종목 보급에 힘썼다.
지난 20일 우슈 교실이 열린 전주 팔복동에 위치한 야전경로당은 건강한 웃음이 넘쳤다. 월요일과 수요일 한 시간씩 주 2회 우슈 교실이 열리는데 이 순간만큼은 할머니들도 소녀시절로 되돌아간다. 우슈는 대부분 겨루기 종목으로 알고 있지만 태극권 실습은 어르신들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강습회 현장은 언뜻 보면 할머니들이 일상 생활 체조를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는 우슈의 기공체조였다. 크게 어려운 동작이 없어 어르신들은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기공체조 18동작을 마친 뒤 잠시 숨을 고르더니 각자 부채 하나씩을 손에 들었다. 그리고 다시 정남희(61) 강사의 지도 아래 태극권 동작에 하나 둘 호흡을 맞춰나갔다. 여기저기서 다른 동작을 취하고 쉽게 따라 하지는 못해도 할머니들은 미소를 잃지 않고 이 순간을 즐겼다. 할머니들은 “올해 (강습)1년째인데 그래도 우리가 이달 초에 열린 전국대회에서 3위에 입상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정남희 강사는 “기공체조를 하면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고 정신을 맑게 해준다”며 “지친 몸도 회복할 수 있다”고 우슈의 장점을 설명했다. 이어 “한 시간이라도 이렇게 서 계셔서 몸을 움직여주는 것만으로도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면서 “실버태극권 대회에 출전하는 것 또한 어르신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덧붙였다. 배춘자(75) 할머니는 “몸을 움직이니까 활력이 생긴다”며 “운동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고, 이렇게 함께 모여서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에 대해 정부나 대한체육회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내년에도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환길(80) 할머니는 “남들 하는 것 따라 하는 게 힘들지만 즐겁다”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할머니들이 있는 우슈 교실과 달리 전주 효자동에 자리한 양지노인복지관은 할아버지들의 무대였다. 당구대 곳곳에 옹기종기 모여 포인트를 따내기 위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당구를 즐기고 있었다. 윤세호(60) 지도자는 “당구는 육체적으로 심한 운동이 아니라 어르신들에게 적합한 종목”이라며 “생각을 많이 하고 집중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면 우울할 수도 있는데 스포츠를 통해 여가 시간을 보내면 하루가 즐거워진다”면서 “대화도 많이 나눌 수 있어 친목 도모에도 좋다”고 덧붙였다.
김홍수(76) 할아버지는 “나이 들면서 관절이 안 좋아져 즐겨 하던 등산을 못한다”며 “강습을 주 2회 받고 매일 1시간 정도씩 치는데 몸에 큰 무리도 없어 당구가 잘 맞는다. 생각했던 그림대로 공이 들어갈 때는 아주 건강해지는 기분”이라고 웃었다. 김 할아버지는 “전주 복지관 중 세 곳 밖에 당구대가 설치된 곳이 없는데, 더 많은 곳에 생겨 활성화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전주=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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