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도중 만난 어른들 가장 후회되는 건
한결같이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회한
어머니의 눈물 닦아줄 수 있는 이는
그를 울게 한 아들뿐이라는 이야기도
행복여행의 마지막 여정은 어머니와의 동남아여행
차마 당신의 행복은 무엇이냐 묻지 못했다
동남아시아에서 생태가 가장 잘 보존된 곳, 라오스는 천혜의 자연 환경과 함께 순박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 중 북부의 루앙프라방은 여행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도시인데, 앞에는 메콩강, 뒤에는 산이 펼쳐져 이곳만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도시 곳곳에서 불교사원과 함께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프랑스식 건물들을 볼 수 있다. 그 중 왓 시엥 통(Wat Xieng Thong)은 1560년에 세워진 오랜 사원으로, 특히 황금색 지붕이 인상적이다.
메콩강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여러 크기의 불상들이 다수 모셔진 빡우동굴에 들어선다.
루앙프라방에서 30분 떨어진 곳에는 꽝시폭포가 있다. 이 터키블루빛의 폭포는 주위의 장엄한 자연과 함께 거대한 향연을 펼친다.
루앙프라방의 아침은 스님들의 탁발 행렬로 시작된다. 승려들이 시주를 받는 행렬로 이곳의 진기한 볼거리 중 하나다. 탁발을 통해 스님들은 음식을 공급받고 구도자들은 정신적인 구원을 얻는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탁발 행렬 속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한 어머니와 아들이었다. 사실 이번 여행은 혼자가 아니었다. 한국을 떠나기 전 어머니와의 동남아 여행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불편한 한국 상황 때문에 여행을 멈추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것도, 귀국 전 마지막 일정이 어머니와의 생애 첫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어머니께서 가장 좋아하셨던 곳이 이곳 라오스 루앙프라방이다. 60~70년대 어릴 적의 고향 모습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고 하셨다.
여행을 하며 여러 어른들에게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한 가지를 물어보곤 했다. 그들은 한결같이 돌아가신 부모님 이야기를 꺼냈다. 어머니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이는 그를 울게 한 아들뿐이라고도 했다. 이번 여행을 시작으로 뒤늦게나마 어머니의 인생을 찾도록 돕고 싶다. 오만한 생각이라는 것도 잘 안다. 어머니의 인생은 탄력 좋은 고무줄처럼 쉽게 복원되는 무언가가 아니기에.
여행이 끝날 무렵 첫 여행지였던 네팔에서의 일이 떠올랐다.
“집에 계신 어머니의 행복이 뭔지 알아요?”
트레킹 중이던 한 어머니가 내게 물었다.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 그의 행복을 차마 물을 수 없었다. 어쩌면 자식이라는 대답이 돌아올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프지 않고, 어머니 자신과 같은 삶을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더 늦지 않게 주름진 그의 손을 잡은 채로 ‘사랑한다고, 이제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하고 싶다. 이 짧은 말이 어쩌면 본인의 행복을 찾게 해드리는 길일지도 모르겠다.
배움
행복은 어머니의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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