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자연에 살다 보니 어느새 행복해져”
“남을 기쁘게 하느라 불행해진 적이 많았지
문득 내 행복은 내가 만드는 거란 생각이”
“돈 많은 나라보다 행복도 높은 국민이 더 많이 기부”
“한국은 잘 사는 나라인데 왜 그런 일들이?”
뉴질랜드는 자연의 깨끗함과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으로 한국 면적의 3배이지만 인구는 4백만명에 불과하다. 푸른 하늘과 흰구름, 무지개 그리고 한가롭게 풀을 뜯는 양떼가 흔한 일상의 풍경인 북섬 곳곳에서는 목가적인 풍경 속 목초지가 끝없이 펼쳐진다.
로토루아에 위치한 간헐천은 100년 전까지 화산이 폭발한 곳으로 북섬만의 독특한 풍광을 보여준다. 또한 북섬 곳곳에는 영화 ‘반지의 제왕’과 ‘호빗’ 촬영지가 숨어 있다.
반면 남섬은 약 70%가 산악지대 중심으로 빙하지대부터 넓은 호수 등 우리가 자연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아름다움이 숨어있다. 그 중 노르웨이의 송네 피오르드와 함께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밀포드사운드에서는 뉴질랜드 원시 그대로의 청정 자연을 만날 수 있다.
오클랜드는 뉴질랜드의 정치경제의 중심지로서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도시이지만 도시 곳곳에 공원이 많다. 최근 아시안 인구가 계속 증가하며 거리에는 서양인들보다 아시아인들이 많다. 캐나다의 밴쿠버, 미국의 로스앤젤레스와 같이 오세아니아에서는 시드니에 이어 오클랜드가 친아시아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오클랜드에서 샘(40)을 만났다. 그는 인도에서 뉴질랜드로 이민 온 지 20년이 되었다고 한다.
행복지수 8위 국가 그들이 생각하는 행복은 무엇일까?
샘 : 나처럼 안전 때문에 이민 오는 사람들이 상당수 될 거야. 해안선이 국경이다 보니 물리적 영토분쟁도 거의 없지. 그리고 좋은 날씨, 깨끗한 자연환경에 살다 보니 어느새 내가 행복해지더라고. 다만 모두가 행복한 건 아니야. 같이 온 친구들 중 일부는 조용한 이곳에 적응을 못해 본국에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어.
수도 웰링턴에 사는 에반 부부를 만났다. 에반 부부는 은퇴 후 좀 더 행복한 인생을 설계중이라 하신다.
그들에게 행복을 묻자 함박 웃으시며 “인생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라고 내게 되물으신다.
에반 부부 : 인생을 돌아보니 인생의 목적은 성공이 아닌 행복이더라고요. 중요한 것은 늘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거에요. 삶의 상당 부분을 성공 같은 삶의 좋은 조건들을 갖추기 위해 애쓰지만 그런 것들이 우리들의 행복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살면서 깨닫게 되죠. 이제 우리들은 행복에 높은 가치를 두어요. 우리들의 삶은 행복이 기준이 되어야 해요. 진정한 성공은 매 순간이 값지고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아요.
웰링턴에 머무는 동안 에반 부부의 소개로 뉴질랜드의 행복을 위해 일한다는 리차드(59)의 집에서 머물게 되었다.
김뻡 : 리차드가 일하는 아트엑세스는 무슨 일을 하는 곳이에요?
리차드 : 아트엑세스는 예술에 관심이 있는 정신적, 육체적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기관이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퀼트, 미술, 음악 학습 등을 지원해 사회복귀를 용이하게 하고 이들은 이내 소설가 뮤지션 등 예술인이 되어 활동하지.
김뻡 : 이 일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리차드 : 전에 일하던 곳에서는 남을 기쁘게 하느라 불행했던 적이 많았어. 문득 내 행복은 내가 만드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이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 그래서 나도 행복하고 세상에도 보탬이 되는 일이 행복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지.
김뻡 : 남다른 직업관이네요. 그러면 행복한 나라를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중요할까요?
리차드 : 행복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행복과 좋은 세상 만들기 그리고 부조리한 현실을 개선하려는 책임의식이 중요하다 생각해.
김뻡 : 뉴질랜드는 행복을 위해 무엇을 중시하나요?
리차드 : 평등을 매우 중시하지. 남녀평등, 인종평등 등 뉴질랜드라는 나라는 마오리와 영국인이 같이 세운 나라라서 평등을 전제로 깔고 세운나라야. 그래서 뉴질랜드는 특히 여성이 강하지. 뉴질랜드 남자들은 가사에 참여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 남녀평등 문화 때문에 남자들도 편견 없이 사회 안에서도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지.
뉴질랜드는 가장 먼저 여성의 참정권 투표권을 인정한 나라이기도 하며 장관 가운데 여성이 상당수며 기업체의 사장도 여성들이 많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남녀가 평등하다고 배우기 때문에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자기계발을 하여 직업을 선택한다고 한다.
김뻡 : 우리나라는 양육비 문제를 당사자가 조절, 해결해야 하는데 뉴질랜드 정부엔 양육비 전담기구가 있다고 들었어요.
리차드 : 우리는 양육비에 엄격한 편이야. 국세청에서 양육비를 징수해. 그리고 전체소득의 약 80% 정도를 양육비로 편성해. 양육비를 내지 않으면 운전면허가 취소되거나 벌금을 부과하지. 양육문제는 아이와 관련된 문제이니 정부에서 담당하는 게 옳은 일이 아닐까?
김뻡 : 세계행복지수보고서를 보니 뉴질랜드의 관대성 지수가 다른 나라보다 유독 높더라고요.
리차드 : 그래? 그건 몰랐던 얘기네. 우리들은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만이 중요하다 생각하지는 않아. 작은 일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면 회사차원에서 동료들과 또는 이웃들과 함께 시간을 내지. 그게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 생각해.
국제기부단체인 영국 자선원조재단(CAFㆍCharities Aid Foundation)의 2016년 월드 기빙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몇 달 동안 기부한 적이 있는지, 자원봉사 한 적이 있는지, 낯선 사람을 도와본 경험이 있는지 라는 3가지 질문에 대한 각 나라별 평균치) 뉴질랜드는 호주에 이어 4위, 우리나라는 140개 국가 중 75위에 해당한다. (참고로 미얀마가 1위이며 2015년 인덱스에 따르면 뉴질랜드는 3위, 우리나라는 64위에 해당한다)
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실제 돈이 많은 나라보다 행복도가 높은 나라의 국민들이 더 많은 기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뻡 : 아시안이 많아지는 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리차드 : 뉴질랜드는 다민족국가야. 알다시피 우리들은 백인들이 점령할 때 마오리 부족들을 모아놓고 와이탕이 조약을 맺었어. 그래서 그런지 우리들은 심각한 민족분규나 인종분쟁이 없어.
어려서부터 피부색깔, 출신국가, 종교 등 패거리로 보지 말고 구체적인 한 사람을 봐야 한다고 교육받는다고 한다. 인종주의는 개개인의 사람이 아니라 종교, 피부색깔, 출신국가 등 만으로 싫어하는 것이라고. 무언가 프레임을 만들어 좁은 한 사회를 분열시키는 것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리차드 : 요즘 한국 상황이 좋지 않더라.
김뻡 : 네 맞아요. 지금 상황이 많이 안 좋죠.
리차드 : 한국은 잘사는 나라인데 왜 그런 일들이 있는 거지?
김뻡 : 사실 한국은 경제가 급속히 성장한 반면에 물질만능주의, 부패, 정경유착 등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었어요. 다만 그런 현실이 조금씩 극복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들여다보니 여전히 남아있었던 거죠. 가장 큰 문제는 현재 국민들이 좌절 상태란 것이에요. 즉 일말의 희망마저 사라져버린 거죠.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안 좋은 현실에 더 큰 좌절감을 느끼게 된 거죠.
리차드 : 국민들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가진 자와 권력이 있는 자를 욕하지만 결국 내 앞에 그런 사람이 있으면 부러워하고 굴복하는 그런 것들을 조심해야 해.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들 그 가치들에 굴복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
김뻡 : 맞아요. 그래야 희망이 있다고 생각해요. 문제점도 많지만 그런 현실 속에서도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사명감,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국민들은 나라걱정에 광장에 모여 촛불집회를 하고 있고요. 그분들과 국민들 우리 모두가 연대하여 새로운 희망을 가져야죠. 그러한 노력이 우리나라를 새롭게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해요.
뉴질랜드 사람들은 행복이 매우 중요하고 행복이 삶에 시간을 더해준다고 한결같이 말한다.
우리들의 진정한 삶의 기준은 무엇일까?
삶의 모습을 결정짓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가에 달려있다.
배움: 행복은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기준이다.
행복여행가 김뻡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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