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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는 중동 민주주의 토대…EUㆍEIB, 6조6000억원 투자”

입력
2016.06.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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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튀니지 EU 본부에서 만난 카트리나 레오넨 EU 부대사
지난달 13일 튀니지 EU 본부에서 만난 카트리나 레오넨 EU 부대사

국제사회도 튀니지의 안정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튀니지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유럽연합(EU)이 튀니지의 발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U와 유럽투자은행은(EIB) 재스민혁명이 발발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0억유로(6조6,000억원)의 지원금을 쏟아 부었다.

카트리나 레오넨 튀니지 주재 유럽연합(EU) 부대사는 “튀니지의 민주화는 중동ㆍ아프리카 세계에도 민주주의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EU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모두 동원해 튀니지의 민주주의를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4일 튀니지 주재 EU 대사본부에서 만난 그는 “EU의 지원이 튀니지뿐 아니라 중동 전체의 민주주의 발전에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U는 튀니지가 아랍의 봄이 휩쓴 중동ㆍ아프리카 지역에서 유일하게 민주주의 체제로 이행이 성공한 국가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레오넨 부대사는 “어떤 나라에서도 튀니지처럼 평화적으로 완벽하게 민주화에 성공한 곳은 없다”며 “아랍 지역은 물론 전 세계에 시민들의 손으로 민주주의를 이루는 게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는 소중한 사료”라고 설명했다.

튀니지에 대한 지원은 유럽의 안정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기도 하다. 튀니지의 이웃에는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주요 거점이 된 리비아가 있다. 튀니지 민주화가 실패해 내정 불안이 가속되고 IS가 확대되면 EU로 쏟아져 들어오는 난민과 테러리스트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오넨 부대사는 “튀니지가 흔들리면 EU도 흔들린다는 점에서 우리는 한 배(same boat)에 타고 있다”며 “테러리스트와의 싸움은 유럽과 튀니지의 공동 전쟁”이라고 말했다.

물론 EU역시 튀니지가 직면한 경제ㆍ사회적 위협을 과소평가하지는 않았다. 레오넨 부대사는 “튀니지는 재스민 혁명 이후로 GDP 성장율이 1.15%에 불과하고 청년 실업률은 30%에 달한다”며 “테러리스트로 인한 공격도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튀니지 관광 산업이 회복되기까지 최소 3년을 예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튀니지 시민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점, 국민들이 테러리스트에 대해 적대적이고 경제 성장에 대한 열망도 분명하다는 점에서 “튀니지의 민주주의가 실패하는 시나리오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분명히 했다.

EU의 튀니지에 대한 원조는 유럽경제공동체(EEC)시절인 1976년부터 2011년까지 19억유로였지만, 2011년 이후에만 12억 유로에 달한다. 유럽투자은행(EIB)도 지난해에만 37억유로를 투자했다. EU는 올해에도 더 많은 재정 지원을 할 의사를 밝히면서 300만 유로(39억6,000만원)의 무상 원조를 약속했다. 아울러 튀니지의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해 튀니지로부터의 수입품에 관세를 철폐하는 포괄적 자유무역협정(DCFTA)을 채택했다. 특히 프랑스는 앞으로 5년간 튀니지에 10억 유로(1조3,000억원)의 경제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독일은 테러리스트와의 싸움을 위한 군사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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