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야구장 관중석은 영웅전으로 뜨겁다. 프로야구 팀들이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등 영화 속 영웅부터 역사 속 영웅인 충무공 이순신을 기리는 유니폼을 내놓으며 호응을 얻고 있다.
프로야구 LG트윈스는 최근 마블 시리즈의 두 주인공인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 콘셉트의 유니폼을 기획, 23일부터 온라인 예약 판매에 들어갔다. 반응은 뜨겁다. 지난달 개봉한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열기가 야구장까지 이어지며 예약판매분 유니폼 500장은 일찌감치 품절됐다. 유니폼을 기획한 나라홈데코 관계자는 “오는 31일부터 LG 홈경기 때 오프라인에서 판매될 제품을 제외한 사전 예약분이 모두 팔렸다”고 전했다.
2014년 KBO구단 최초로 인기 캐릭터 헬로키티와 합작 상품을 개발해 여성 야구팬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LG는 올해 스타워즈 라인으로 남성의 마음을, 터닝메카드 시리즈로 어린이의 마음을 훔쳤다. 이번 제품으로 2016년에만 3연타석 흥행 홈런을 친 셈이다. 푸른색의 캡틴 아메리카 유니폼과 붉은색의 아이언맨 유니폼으로 구성된 이번 마블 시리즈 유니폼은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명확한 색채 대비로 20~30대 커플에 인기가 특히 많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구단 상품이 경기장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소비될 수 있도록 꾸준히 고민해 왔다”며 “판매량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구단 머천다이징에 관한 시도가 점차 다양화 하고 스포츠산업 규모가 성장해 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NC 다이노스는 이순신 장군의 탄신일인 지난달 28일(음력 3월 8일) 넥센과의 홈경기에 맞춰 조선시대 갑옷 ‘두정갑’을 참고해 디자인한‘충무공 유니폼’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유니폼 앞면의 ‘Dinos’ 로고와 등 번호는 난중일기를 패턴으로 담았고, 목 부분 안쪽에는 ‘필사즉생 필생즉사’ 문구를 새겨 넣어 의미를 더했다.
NC는 특히 이날을 ‘충무공 이순신 데이’로 꾸려 호응을 얻었다. 이날 경기엔 경남을 수호하고 있는 육군 39사단 충무부대 장병 200명을 초청했고, 마산구장 관중석에는 임진왜란 당시 수군 깃발을 떠올리게 하는 대형 깃발 22개를 둘러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배석현 NC 다이노스 단장은 “충무공 이순신 데이는 구단이 만들어야 할 전통이자 앞으로 우리가 지켜야 할 정신을 담은 날”이라며 “충무공의 정신을 이어받아 영토를 지키고 있는 대한민국 군인들과 계속해서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