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황춘자ㆍ더민주 진영 각축
조직표 확보… 맨투맨 선거전 맞서
강북 지역에서 보기 드물게 여당세가 강한 서울 용산의 이번 선거는 한마디로 “진영이냐, 새누리당이냐”로 요약된다. 유권자들 사이에선 여당 후보로 내리 3선을 하다 새누리당 공천 배제 이후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출마한 진영 후보에 대한 평가가 여전히 엇갈리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에선 군인을 거쳐 서울메트로 경영혁신본부장을 지낸 여성 정치신인 황춘자 후보가 나서 “진실한 일꾼이 배신의 정치를 심판하겠다”며 여권 지지층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황 후보가 다소 앞서나가고 있지만, 60대 이상 노년층이 과다대표 되는 표본을 감안하면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게 양측 캠프의 공통된 지적이다.
11일 오전 8시 용산구 청파동 숙대입구역 앞에서 파란색 점퍼를 입은 진영 후보가 지나가는 시민들을 향해 더민주의 2번을 연상케 하는 ‘V자’를 그리며 한 표를 호소했다. 12년 간 지역을 닦아온 덕분인지 대다수 주민들이 도리어 진 후보를 먼저 아는 척 하며 반가워하는 모습이었다. 진 후보는 19대 선거 때부터 수행원 없이 혼자 동네 골목 구석구석을 걸어 다니는 ‘맨투맨’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 유세방식이든, 정당운영이든 결국 정치는 민심을 따라가야 한다는 소신에서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황춘자 후보는 차량 연설 유세는 기본이고 직능단체를 비롯한 조직 표를 다지는 데 집중 공략하고 있다. 최근엔 국방여성전우회, 영남향우회 등의 지지선언도 이끌어냈다. 캠프 관계자는 “진영 의원의 야당행에 대해 배신이라며 분개하는 전화가 여전히 선거사무실로 걸려 오고 있다”고 했다. 용산의 대표 부촌인 동부이촌동에서 만난 한 70대 남성 역시 “아직 박근혜정권이 끝난 것도 아니고, 같이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괘씸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용산은 역대로 인물 투표 행태를 보여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0, 2014년 지방선거에서 야당 출신 구청장이 내리 당선됐기 때문이다. 용산구 한강로 1가에 거주하는 직장인 송모(34)씨는 “당을 바꿔 출마한 부분은 실망스럽지만, 용산 지역을 대표할 인물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곽태원, 정의당 정연욱, 민중연합당 이소영 후보도 표밭을 다지고 있지만 판세를 뒤흔들만한 변수는 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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