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세종시 균형발전 이루겠다”
李 “더민주 복당해 정권교체 앞장”
5일장이 열린 지난 4일 세종시 조치원전통시장. 새누리당 박종준(51) 후보 선거운동원들은 엄지손가락을 세운 큰 장갑을 끼고, ‘기호 1번’을 거듭 외쳤다. 박 후보를 사람 크기로 형상화한 대형 풍선 아바타까지 동원됐다. 박 후보는 “세종시의 균형발전을 이루겠다”고 힘 줘 말했다.
같은 장소에서 ‘유세 맞대결’을 펼친 무소속 이해찬(63) 후보는 선거운동원들의‘기호 6번’ 연호 속에 유세차량으로 올라가 “세종시 완성 임무를 맡겨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당선되면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해 당의 중심을 바로잡고, 정권을 교체해 세종시를 완성하겠다고 했다.
현재 세종은 박 후보와 이 후보의 양강 구도로 굳어진 상태다. 이달 들어 실시된 8번의 주요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가 계속해서 앞서 있으나, 갈수록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진입하고 있다. 가장 마지막 여론조사였던 7일 중앙일보 조사에서 박 후보(31.7%)와 이 후보(29.1%)의 격차는 2.6%포인트에 불과했다. 더민주 문흥수 후보는 10.5%, 국민의당 구성모 후보는 6.4%로 당선권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이는 현장의 민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시장 한 켠에 둘러앉은 70, 80대의 노인들은 ‘무조건 1번’이라고 했다. 이들은 “야당이 발목을 잡아 정치를 못한다. 6ㆍ25를 겪은 우린 북한을 돕는 사람은 싫다”는 논리를 폈다.
반면 50대 초반의 한 상인은 “세종시를 위해 일 할 사람은 이해찬밖에 없다”면서 “당에서 이 의원을 버린 것은 정말 잘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누군지도 모르는데 얼마 전 갑자기 나타나 뽑아 달라면 뽑겠냐”고도 했다.
이 후보는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나서 47.8%의 득표율로 세종시의 첫 국회의원이 됐다. 이는 자유선진당 심대평 후보와 새누리당 신진 후보의 득표율을 합산한 47.7%에 비해 불과 0.1%포인트 앞선 수치로, 당시 여권 표 분산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번엔 ‘일여다야(一與多野)’로 야권 표가 분산되는 정반대의 불리한 상황이 됐다. 무소속이라는 핸디캡도 무시할 수 없다.
승패를 가를 변수 중 하나는 신도심으로 대거 유입된 젊은 유권자의 표심이다. 이번 총선은 신도심 유권자 수가 읍ㆍ면 유권자 수를 5,700여명 추월해 치러지는 첫 선거다. 신도심은 40대 이하 인구가 전체의 86%이고, 평균 연령은 31.4세로 야권 성향이 강하다. 다만 유권자 가운데 공무원이 많고, 교육ㆍ보육 등 실생활 공약에 관심이 커 이들이 곧바로 이 후보 표로 갈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박 후보는 여론조사는 물론 토론회 등에서 경쟁력을 이미 검증 받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면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여론조사가 젊은 층 표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만큼 선거결과는 많이 다르게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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