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전통음식 중 하나인 불고기. 불고기만큼 외국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한국음식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불고기는 한국 손님 초대 상차림에서도 빠지지 않는 메뉴 중 하나다. 1800년대에 들어서 석쇠나 번철(燔鐵, 지짐이용 무쇠 그릇)과 같은 조리기구가 쓰이면서 석쇠를 이용해 굽는 너비아니가 발전했다. 이것이 지금의 불고기로 이어져 오고 있다. ‘불고기’라는 단어를 언제부터 사용하였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알려지진 않았다.
불고기는 조리 방법과 지역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다. 소의 등심처럼 연하고 맛있는 부위를 얇게 저며 간장, 설탕, 배즙 등 갖은 양념에 재워 구워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양념한 고기에 채소와 당면을 넣고 육수를 자박하게 부어 먹기도 한다.
불고기는 양념한 쇠고기를 석쇠를 이용해 물기 없이 숯불에 바싹 구워내는 ‘석쇠파’와 넓적한 불판에 고기와 여러 가지 채소, 당면 등을 넣고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서 익혀먹는 ‘육수파’로 나뉘기도 한다. 광양과 언양(울산광역시 울주 지역의 옛 지명) 불고기가 ‘석쇠파’고 사리원과 서울이 ‘육수파’다. 숯이 좋기로 유명한 광양지역 불고기의 특징은 어린 송아지나 암소를 미리 양념하지 않고 먹기 직전에 조미해 참숯으로 굽는다. 때문에 육즙이 그대로 남아 있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고 숯불의 향까지 깊이 느낄 수 있다.
1960년대 고속도로 건설로 공사장 인부들이 모여들면서 고기 맛에 대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언양지역의 불고기는 고기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양념을 적게 한 생고기를 굵게 채 썰고 달군 석쇠에 물을 묻힌 한지 깔고 그 위에 고기를 올려 구워 먹었다.
전골에서 유래된 육수 불고기는 우묵한 불판에 채소를 익혀먹고 불판 가장자리에 고기를 익혀 먹는다. 이때 고기에서 흘러나온 육즙에 육수와 양념이 더해져 감칠맛이 나고 육질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그 중 사리원식 불고기는 설탕 대신에 과일을 갈아 넣은 육수를 사용하며, 서울식 불고기는 여러 가지 채소와 버섯, 당면 등을 넣어 육수에 익혀서 소스에 찍어 먹는 점이 조금 다르다.
나는 개인적으로 육수 불고기를 좋아한다. 어렸을 때 엄마가 해주시던 달달하고 짭조름한 불고기와 육수에 당면을 넣어먹고, 밥을 비벼먹던 추억이 크게 한몫을 한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요즘, 엄마표 육수 불고기에 밥 한공기 쓱~ 비벼 먹으면 참 좋겠다. 요리사 겸 배우
● 불고기 만들기
재료(4인분 기준): 쇠고기(등심) 400g, 파 2뿌리, 배 ¼개, 양파 ½개
양념: 간장 4와 1/2 큰 술, 설탕 1과 1/2 큰 술, 다시마육수 200ml, 다진 파 2 큰 술, 다진 마늘 1 큰 술, 깨소금 1 큰 술, 참기름 1 큰 술, 후춧가루 약간
● 만드는 법
1. 분량의 물에 다시마(사방15cm)를 넣고 10분간 끓여 식혀 놓는다.
2. 쇠고기는 연한 등심으로 얇게 저며서 적당한 크기로 썬다.
3. 배와 양파는 썰어 핸드믹서로 곱게 갈아서 쇠고기를 한 장씩 떼어 넣고 고루 주물러 10분간 재워 둔다.
4. 분량의 양념을 모두 합하여 양념장을 만들고, 파는 어슷하게 썬다.
5. 3의 재웠던 고기에 4의 양념장과 식힌 다시마 육수를 넣어 고루 주물러서 썬 파를 넣고 30분 정도 재워 둔다.
5. 불고기 판이나 후라이팬을 충분히 달군 다음 양념한 불고기를 굽는다. 어느 정도 구워지면 고기를 재워 놨던 육수를 부어 같이 끓여준다.(취향에 따라 각종 버섯이나 쑥갓 그리고 불린 당면을 넣어 먹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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