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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푸얼다이가 지갑 연다… 호화품 시장 무궁무진

입력
2014.10.2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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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자산가 폭발적 증가세… 명품 소비 잠재력 점점 커져

야오라이그룹 궈잉 스파클롤아너클럽 이사
야오라이그룹 궈잉 스파클롤아너클럽 이사
제3회 야오라이 호화명품문화박람회가 열린 중국 베이징시 올림픽경기장 옆 국가회의센터 행사장에는 전 세계 최고급 럭셔리 브랜드들이 총집결했다.
제3회 야오라이 호화명품문화박람회가 열린 중국 베이징시 올림픽경기장 옆 국가회의센터 행사장에는 전 세계 최고급 럭셔리 브랜드들이 총집결했다.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北京)시 올림픽경기장 옆 국가회의(國家會議)센터에서 열린 제3회 야오라이(耀萊)호화명품문화박람회. 관람객을 가장 먼저 반긴 것은 현지 가격이 무려 998만위안(약 17억5,000만원)이나 되는 고급 차 롤스로이스였다.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150대에 가깝다. 고가 스포츠카 람보르기니와 명차 벤트리 매장 옆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왕관을 제작했다는 네덜란드 보석 브랜드인 로열아셔도 눈길을 끌었다. 세계적인 명품 30여개의 중국 판매권을 갖고 있는 야오라이그룹에서 주최하는 이 행사는 중국에서 열리는 총 45개의 사치품(럭셔리) 박람회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그러나 이날 행사장은 전체적으로 볼 때 한산했다. 주최측은 자산 1억위안(약 175억원) 이상 고객 2만여명에게 초청장을 돌렸지만 실제 행사장을 찾은 이는 드물었다. 이는 중국 경제 성장세가 이전에 비하면 둔화한 탓도 있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반(反)부패 사정(司正) 바람이 매섭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2012년 말 권력을 잡자마자 공무원의 호화 연회 등을 금지하는 ‘8항 규정’을 하달하고 “호랑이(고위부패관료)와 파리(하급관리)를 한꺼번에 때려 잡아야 한다”며 반부패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1~11월 형사 입건된 공무원만 3만6,907명이고, 낙마한 장차관급만 50여명이나 된다. 그럼에도 시 주석은 “장사가 독사에 물린 손목을 끊어 전체를 지키는 장사단완(壯士斷脘)의 용기로 반부패 투쟁을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며 부패척결을 독려하고 있다.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도 지난 14일 올해 중국 명품시장의 규모가 150억유로(약 20조5,000억원)에 그쳐, 지난해보다 2%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중국 명품 시장 전망치가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2000년 이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세계사치품협회(WLA)도 지난 1~7일 국경절 연휴 기간 중국인이 해외에서 명품을 사는 데 쓴 돈이 32억위안(약 5,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앞으로 계속 늘어날 중국 부자들을 향한 공략은 지금부터 확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후룬(胡潤)연구원은 지난달 중국 본토의 1,000만위안(약 17억5,000만원) 이상 고액 자산가가 109만명(2013년말 기준)이라는 보고서를 내 놨다. 1년 만에 4만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자산 100억 위안(약 1조7,500억원) 이상 자산가는 20명이 증가, 300명으로 집계됐다. 후룬연구원은 앞으로 3년 안에 자산 1,000만 위안 이상 부자가 12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야오라이그룹의 궈잉(郭穎ㆍ사진) 스파클롤아너클럽 이사는 “공무원이 초고가 명품의 고객은 아닌 만큼 반부패 한파의 영향은 크지 않다”며 “부유층이 증가함에 따라 호화품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최고가 소비 시장의 주도층은 이미 창업세대에서 독특한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푸얼다이(富二代)로 넘어가고 있다”며 “고객의 60%가 남성이지만 최종 구매 결정은 부인이나 딸이 내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국과 중국은 정서가 같고 심미안도 비슷하다”며 “성형수술이나 화장품 등 한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으니, 정말 믿을 수 있는 한국의 명품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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