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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 보호자 모두 몰아넣는 '간병 지옥'...지원 대책은? [이왕구의 이슈밀착]

뉴스+ • 2024.07.18

“병원비는 며칠 미룰 수 있어도 이건(간병비) 미룰 수가 없어요. 매달 30일에서 하루라도 간병비가 밀리면 (간병인이) 그만둬 버리니까요.”

간병인을 고용할 때 들어가는 직접 비용은 물론이고 간병인 대신 가족이 직접 돌봐야 할 때 투입되는 기회비용이 모두 큰 손실이다. 양친이 돌아가실 때까지 6년 동안 간병돌봄을 했던 김인규(44ㆍ경기 안양시ㆍ회사원)씨는 우리나라의 간병 현실에 대해 “높은 간병비와 질 낮은 서비스로 환자 가족들을 경제적ㆍ정신적으로 파탄지경에 몰아넣는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렌터카 업체에서 일하던 김씨는 2014년 말 고향(충남 논산)에 계신 아버지가 폐암 말기 판정을 받으면서 기나긴 간병생활을 시작했다. 부친이 입원했을 때는 결국 간병인을 구하지 못해 김씨는 일을 그만두고 부친이 숨질 때까지 2개월간 직접 간병을 했다. 설상가상으로 부친이 사망한 다음 해 모친도 부신피질부전증으로 쓰러졌다. 2019년 세상을 뜰 때까지 김씨는 어머니를 모시고 고향과 서울의 병원, 요양병원, 요양원을 전전하며 간병문제의 심각성을 몸소 경험했다.

지난 1일 찾은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병원. 이 병원은 건보공단 소속 공공병원으로 간병인이 없다. 현재 393병상(코로나 병상 제외) 중 353병상이 간호와 간병을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전담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원이다. 이 병원에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2시간씩 교대로 침대에 누워 있는 환자들의 체위를 변경해주고, 머리를 감기고, 화장실을 함께 가며 재활훈련을 시켜준다. 이런 병상 운영이 가능한 것은 일반병원에 비해 환자당 간호인력이 많기 때문이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개인의 간병 부담을 건강보험재정 투입이라는 사회적 연대로 해결책을 모색한 획기적인 제도이지만 확대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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