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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평창 슬라이딩센터 위험” 국제연맹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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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평창 슬라이딩센터 위험” 국제연맹서 경고

입력
2016.10.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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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매장 핵심인 펌프 시설 미비”

지난달 조직위에 보고서 전달

3월 결함 이어 다시 도마에

24일 IOC 승인 앞둬 파문 클 듯

테스트 예고된 다른 경기장도

공정률 71%… 일정 차질 우려

2018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등 썰매 3개 종목 경기가 열리는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는 트랙 1,857m를 비롯 커브 16개, 7,000여 석의 관중석을 갖추고 있다. 강원도 제공
2018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등 썰매 3개 종목 경기가 열리는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는 트랙 1,857m를 비롯 커브 16개, 7,000여 석의 관중석을 갖추고 있다. 강원도 제공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494일 앞으로 다가온 3일 강원 평창 대관령의 슬라이딩 센터 건설 현장에 건설 차량이 들어서고 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494일 앞으로 다가온 3일 강원 평창 대관령의 슬라이딩 센터 건설 현장에 건설 차량이 들어서고 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50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국제체육단체들이 슬라이딩 3개 종목이 열리는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의 안전 문제를 공식 제기, 파문이 일고 있다.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과 국제루지연맹(FIL)이 최근 강원 평창에 건설 중인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의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보고서를 한국 측에 통보했다. 슬라이딩센터는 이달 24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경기장 사용을 위한 정식승인 절차를 앞두고 있어, 논란이 국제사회로 확대되고 있다. 슬라이딩센터에선 9개의 메달이 걸린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등 3개 썰매 종목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번 논란은 이번 겨울 올림픽 테스트가 줄줄이 예고된 다른 시설들이 스케줄을 맞출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로 번지고 있다. 현재 강원도와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12개 경기장 중 6개를 신축 중이며, 9월 현재 공정률은 71.6%에 그치고 있다.

본보가 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입수한 ‘IBSF와 FIL의 슬라이딩센터 스트레스테스트 및 기술감사 최종보고서’에는 평창 올림픽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준비되고 있는지가 고스란히 적혀 있다. 두 국제연맹은 8월 슬라이딩센터 현장 점검을 한 뒤 9월 15일 보고서를 첨부한 서한을 김재열 한국빙상연맹 회장 겸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에게 보냈다.

보고서는 슬라이딩센터의 안전성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있으며, 특히 썰매 경기장의 핵심 요소인 얼음을 균일하게 생산해내는 펌프설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상황의 심각성은 임계수준에 달했다”면서 “강원도가 사람의 안전과 트랙의 장기적 운영 가능성보다 예산절감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또 슬라이딩 센터를 누가 운영하고 책임지는지 물은 뒤 “우리는 안전에 관한 한 물러설 생각이 없다”고 경고했다.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경기장에서 열린 '2012 대한 BS연맹 스타트 챔피언 대회' 봅슬레이 4인조 경기에서 강원 BS연맹 소속 선수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경기장에서 열린 '2012 대한 BS연맹 스타트 챔피언 대회' 봅슬레이 4인조 경기에서 강원 BS연맹 소속 선수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슬라이딩센터의 안전성 문제가 도마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슬라이딩센터는 IOC의 사전승인을 앞두고 깨진 얼음이 발견되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자, 언론 공개 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당시 두 국제연맹은 “냉동플랜트가 안정화 되지 않았다”고 진단했으나, 강원도와 평창조직위는 문제가 펌프 조작의 미숙함 때문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6개월 뒤 IOC 승인절차를 앞두고 실사에 나선 두 국제연맹은 펌프설비의 문제까지 새롭게 지적했다. 국내 한 체육계 인사는 “이런 상태라면 IOC의 사전승인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며 “시공설계도와 건설 과정에 대한 기초 확인작업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장 관리와 올림픽 운영을 총괄하는 강원도와 평창조직위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강원도는 “국제연맹이 지적한 펌프 교체 등을 포함해 45건의 권고사항 중 36건을 시정했다”며 “나머지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평창조직위는 시설 안전 문제는 강원도에 일임하고 있다고 발을 뺐다.

두 기관이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경기장 완공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은 지난달 30일부터 예산 4억원을 들여 프랑스 출신의 아이스메이커(제빙기술자)를 초청, 얼음을 얼리며 훈련에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강원도와 평창조직위는 대표팀에게 이 같은 경기장 시설안전에 대한 국제연맹의 지적마저 통보하지 않았다.

손혜원 의원은 “건설만 한다는 강원도와, 대회만 담당한다는 평창조직위의 책임 떠넘기기가 도를 넘었다”며 “선수 안전을 지키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kookilbo.com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본보가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입수한 슬라이딩센터 스트레스테스트 및 기술감사 최종 보고서. 손혜원 의원실 제공
본보가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입수한 슬라이딩센터 스트레스테스트 및 기술감사 최종 보고서. 손혜원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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