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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바꾼 채… ‘눈먼 돈’ 성공불융자 1년 만에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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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바꾼 채… ‘눈먼 돈’ 성공불융자 1년 만에 부활

입력
2016.08.3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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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제외 민간기업만 지원

융자비율 낮추고 상환 책임 높여

“30% 융자 상한선ㆍ공기업 배제

비판론 떠밀려 실효성 낮춰” 지적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눈먼 돈’이라는 비판 속에 올 들어 폐지됐던 해외자원개발 ‘성공불융자’ 제도가 특별융자라는 새 옷을 입고 1년 만에 부활한다. 자원개발의 중요성을 감안해 그간 주로 지원을 받던 공기업은 제외하고 민간기업만 철저한 점검 하에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폐지된 제도를 불과 1년 만에 되살리는데다, 투자 실패 위험이 높은 해외 자원개발에 민간기업을 끌어 들일 유인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7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예산에서 1,500억원 규모의 ‘해외자원개발 특별융자’를 신설했다. 해외 자원개발에 나서는 민간기업에게 사업비의 30%까지 빌려주는 대신, 반기마다 집행 실적을 점검해 실패예상사업으로 판명될 경우 지원을 중단하고 융자금의 30%를 상환토록 하겠다는 게 골자다. 사업자가 자체 판단으로 사업을 철수하는 경우에도, 실패예상사업과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실패에 대한 부담을 일정 부분 지워 무분별한 사업 참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두고 당장 올 초 폐지됐던 기존 성공불융자 제도가 되살아 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공불융자 제도는 공기업과 일반기업을 상대로 해외 자원개발을 독려하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묻지마 투자를 부추겨 혈세만 낭비했다는 논란 끝에 올해 예산이 0원으로 줄어 사실상 폐지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성공불융자와 신설된 특별융자는 전혀 다른 제도”라는 입장이다. 지원 대상에서 공기업을 배제했고 실패 시 최소한의 책임을 물리는 상환 방식, 철저한 사업 점검 등 차이가 많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특별융자는 업계 요구로 신설된 것이고 정부가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민간이 자원개발에 뛰어들 최소한의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일본 정부가 공기업을 활용, 저유가 시기를 틈 타 해외자원 확보에 나서는 등 세계적 흐름을 보더라도 민간기업들이 해외자원개발에 나설 유인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가 기존의 해외자원개발 실패 사례와 정부 지원에 대한 비판을 지나치게 의식해 오히려 제도의 실효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사업비의 30%로 지원 상한선을 정할 경우, 성공을 확신하기 어려운 기업 입장에선 투입 비용이 커 쉽게 뛰어들기 어려울 거란 주장이다.

공기업이 배제된 것도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이정환 전남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당장 수익에 목 마른 민간기업은 장기 투자가 쉽지 않다”며 “대상에서 공기업 자체를 빼기 보다 어떻게 옥석을 가릴 지 고민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성공불융자 제도를 폐지할 때도 여론에 떠밀려 없앤 측면이 강했는데, 이번에도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세종=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성공불융자(成功拂融資)

해외 자원개발처럼 전력 가치는 높지만 위험이 큰 사업에 정부가 융자를 제공하고, 성공하면 원리금과 특별부담금까지 돌려 받지만 실패하면 융자금을 감면해주는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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