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캐나다 동물원 펭귄들이 익사한 이유

알림

캐나다 동물원 펭귄들이 익사한 이유

입력
2017.01.04 14:58
0 0
캐나다 캘거리 동물원에서 펭귄 7마리가 익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펭귄은 75%를 물속에서 지내는 동물로 사망 원인이 익사라는 점은 다소 이례적이다. Thedodo.com
캐나다 캘거리 동물원에서 펭귄 7마리가 익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펭귄은 75%를 물속에서 지내는 동물로 사망 원인이 익사라는 점은 다소 이례적이다. Thedodo.com

지난달 8일, 캐나다 서부에 있는 캘거리 동물원에서 펭귄 22마리 중 7마리가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동물전문매체 도도의 보도에 따르면 동물원 소속 수의사들이 죽은 펭귄을 검시한 결과 나타난 사인이 특이합니다. 익사로 드러난 겁니다. 펭귄은 생애의 75%를 물속에서 지내는 수생 동물입니다. 그런 펭귄이 어떻게 익사를 했다는 것일까요?

이 의문의 익사에 대해 캘거리 동물원의 주임 사육사 제이미 도르간 씨는 “너무 괴롭다.철저한 조사를 시작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해 유사한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동물원 측은 펭귄들을 공황 상태에 빠지게 한 어떤 스트레스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할 뿐 원인을 알아내지는 못했습니다.

캘거리 동물원의 펭귄 익사 사건이 알려진 뒤 캐나다 누리꾼 캐롤라인 베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펭귄들의 사진과 함께 애도를 표했다. 캐롤라인 베니 인스타그램
캘거리 동물원의 펭귄 익사 사건이 알려진 뒤 캐나다 누리꾼 캐롤라인 베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펭귄들의 사진과 함께 애도를 표했다. 캐롤라인 베니 인스타그램

펭귄은 귀여운 외모 때문에 동물원에서 매우 인기가 높지만, 개체수의 감소가 문제되고 있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페루와 칠레 해안에서 서식하는 야생 훔볼트 펭귄은 19 세기 중엽에는 약 100만 마리가 있었지만, 지금 야생에는 3,300마리만 살아남았습니다. 야생 펭귄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것은 상업적 목적의 포획과 기름 유출에 의한 해양오염, 그리고 기후변화로 알려져 있습니다.

캘거리 동물원에서 동물들이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것은 펭귄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월에는 수달이 직원이 준 바지에 휘감겨 익사했으며 2009년에는 유압식 도어개폐기에 카피바라가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습니다. 2008년에는 수족관 가오리 41 마리가 산소부족으로 돌연 사망하는 등 이 동물원에서는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동물들이 기이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캐나다 누리꾼 에릭 테리오는 수년 전 캘거리 동물원에서 펭귄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에릭 테리오 인스타그램
캐나다 누리꾼 에릭 테리오는 수년 전 캘거리 동물원에서 펭귄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에릭 테리오 인스타그램

동물원에서 감시 장비를 사용해 동물 우리를 24시간 동안 주시하고 있었다면 사인을 규명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캐나다 동물복지 단체 주체크(Zoocheck)는“이 동물원에는 수많은 자금이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동물원 측을 비난했습니다. 대부분의 동물원이 사육과 전시환경 개선에 수백만 달러를 지출하고 있음에도 동물복지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는 동물원들이 방문객의 눈에 어떻게 보일 지에만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펭귄들의 죽음은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있지만, 전문가들은 야생동물이 좁은 동물원에 갇혀 사는 스트레스를 원인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아무리 최적의 자연 환경을 만들어 준다 해도 공간이나 심리적인 측면에서 자연의 서식지와 같은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에 의해 좁은 동물원의 우리 속에서 살아야 하는 야생동물들. 그들은 전시물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살아가야 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한희숙 번역가 pullkkot@naver.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