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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기춘, 포스코 회장 뽑을 때 최순실에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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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기춘, 포스코 회장 뽑을 때 최순실에 밀렸다

입력
2016.12.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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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호 전 코트라 사장에 지원 권유

비서실장 입김 제치고 권오준 발탁

吳, 지인에 “정윤회 부인이 權 민 듯”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2014년 권오준(66) 포스코 회장이 선임되기 직전, 김기춘(77)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오영호(64) 당시 코트라 사장에게 “포스코 개혁을 해 달라”며 회장직 응모를 권유한 사실이 확인됐다. ‘왕실장’이 찍어서 지원사격을 했음에도 고배를 마신 오 전 사장은 비선실세 최순실(60ㆍ구속기소)씨의 ‘입김’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회장 선임에 최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8일 정치권과 재계 등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2014년 1월 초 오 전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오 사장 같은 분이 포스코 개혁을 해 줘야 한다. 포스코 회장 지원서를 내 보라”고 말했다. 2013년 11월 정준양(68) 전 회장이 중도사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포스코가 사외이사 3명과 사내이사 1명으로 승계협의회를 꾸려 ▦사내 추천 ▦헤드헌팅 업체를 통한 외부인사 추천 등을 통해 차기 회장 후보군을 물색하던 때였다.

이에 따라 오 전 사장은 코트라 사장 임기가 1년 가까이 남아 있었음에도 헤드헌팅 업체에 지원서를 냈고, 2014년 1월 15일 발표된 회장 후보 5명에 외부인사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 그의 한 지인은 “오 전 사장 입장에선 ‘왕실장’으로 불린 김 전 실장이 요청한 만큼, 자신이 포스코 회장이 되리라 확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튿날 오전 발표된 최종 후보 2명은 권 회장과 정동화(65) 당시 포스코건설 부회장이었고, 당일 오후 곧바로 권 회장으로 내정됐다. 이와 관련, 오 전 사장은 주변에 “권 회장 부인과 정윤회씨의 부인(최씨)이 친분이 있다고 하니, 정씨 부인이 권 회장을 밀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의 부인인 박충선 대구대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의 서강대 2년 후배로, 2003~2005년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으로 재임하면서 당시 지역구 의원이었던 박 대통령과도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 전 사장이 김 전 실장과 최씨를 언급한 이야기를 직접 들은 한 중진 의원은 “2014년 무렵만 해도 현 정권 비선실세로 최씨보다는 정윤회씨가 거론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오 전 사장은 5일 본보와 통화에서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며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김 전 실장의 권유로 포스코 회장직에 지원했는지에 대해 그는 잠시 뜸을 들이다 “아무튼 내 판단으로 했다”고 말했다. 탈락 이유로 최씨를 거론했는지에 대해선 “그렇게 생각했던 것은 맞지만, 발설한 기억은 없다”고 했다. 오 전 사장은 나중에 “산업부 산업기술국장 등을 지내며 산업과 기술, 에너지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코트라 사장을 지내면서 당시 어려움에 처한 포스코를 정상화해 보겠다고 도전했던 것”이라며 “헤드헌터사로부터 권유를 받고 지원서를 제출했다”는 해명을 덧붙였다.

오 전 사장은 코트라 사장 임기를 마친 후 지난해 1월부터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을 맡고 있고, 권 회장은 같은 해 6월 이 단체 이사장에 올랐다. 김 전 실장과는 수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 교수는 앞서 본보 기자와 만나 “최씨나 박 대통령과 전혀 친분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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