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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은 백제 후손' 밝힌 고대사 거두 우에다 교수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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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은 백제 후손' 밝힌 고대사 거두 우에다 교수 별세

입력
2016.03.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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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마사아키(上田正昭) 교토(京都)대 명예교수의 생전 모습.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우에다 마사아키(上田正昭) 교토(京都)대 명예교수의 생전 모습.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고대사 연구의 태두로 일본 왕조가 백제의 후손임을 밝힌 우에다 마사아키(上田正昭) 교토(京都)대 명예교수가 13일 교토(京都)의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8세.

우에다 교수는 한국과 중국 및 동아시아 관계를 중시하는 시각으로 일본 고대사를 연구했다.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지난 2001년 자신은 백제의 후손이란 취지의 발언을 한 것도 고인의 연구가 큰 영향을 미쳤다. 일왕은 2001년 12월 “나 자신으로서는 간무(桓武) 천황(50대 일왕ㆍ737~806년)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續日本紀)’에 기록돼 있어 한국과 인연을 느끼고 있다”고 언급했다.

고인은 1960년대부터 백제와 일본 왕실의 혈연관계를 규명하면서 일본 우익들로부터 협박성 편지 등을 받아왔다. 그는 태평양전쟁 중 학도병으로 동원돼 도쿄의 조선소에서 공습으로 친구를 잃은 뒤 일본 역사의 뿌리를 연구하기로 마음 먹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때 ‘천황제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을 계기로 고대사 연구에 입문, ‘일본고대국가론구(論究)’ ‘일본신화’ ‘고대 전승사(傳承史)의 연구’ 등 다수의 저서를 남겼다. 특히 고대 조선사 연구에서도 굵직한 이정표를 남겨 2009년 한국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엔 자신의 한일 고대사 연구활동을 회고한 ‘고대 일본 그리고 조선문화’를 펴냈다.

고인은 생전에 일본의 개국신화가 단군신화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반도에서 건너온 사람들에 대해 써온 ‘귀화인’이라는 용어가 ‘일본 중심적’이라고 지적하며, ‘도래(渡來)인’이란 용어로 바꿔 정착시키기도 했다. 아울러 ‘조선학교를 지지하는 모임’의 발기인으로 활동했다. 또 강단 안팎에서 “전쟁이야말로 최대의 인권 침해”라고 역설하며, 재일조선인차별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해왔다.

1927년 효고(兵庫)현 출신으로, 1950년 교토대학 문학부를 졸업한 뒤 교토대 조교수와 교수를 거쳤다. 1991년부터 오사카여자대(현 오사카부립대) 학장(한국의 총장 개념) 등을 지냈다.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근래 암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에다는 지난 12일에도 외부행사에 참여했지만 이후 건강상태가 악화돼 13일 오전 숨을 거뒀다고 NHK가 전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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