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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감자·무 작년보다 60% 올라… 가뭄 탓 장바구니 물가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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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감자·무 작년보다 60% 올라… 가뭄 탓 장바구니 물가 껑충

입력
2015.06.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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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채소 도매가격 동향-다시/2015-06-21(한국일보)
주요 채소 도매가격 동향-다시/2015-06-21(한국일보)

경기 성남에 사는 주부 김 모(38)씨는 요즘 치솟는 물가에 장보기가 겁이 난다. 무엇보다계속된 가뭄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 채소와 과일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예전에 10만원 들고 나가며 채소와 과일에 아이들 간식거리를 이것저것 살 수 있었지만 요즘은 채소 약간하고 수박 1통 사면 10만원을 훌쩍 넘는다”며 “같은 돈으로 평소보다 절반 밖에 살 수 없다”고 푸념했다.

42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 여파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고온과 가뭄이 지속되면 땅이 갈라지며 뿌리가 드러나 병충해에 쉽게 노출되면서 작물 수확량이 줄어든다. 농부들은 이를 흔히 “지력이 떨어진다”고 표현한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일부터 19일까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가락시장에서 유통된 양배추 8㎏ 상(上)품의 평균 도매 가격은 9,88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230원)보다 206% 급등했다. 배추 10㎏(상품)은 7,079원으로 124%, 대파 1㎏(상품)은 2,251원으로 145% 뛰었다. 마늘 3㎏(상품)은 1만2,500원, 감자 20㎏(상품) 2만8,947원에, 무 18㎏(상품) 1만3,088원으로 약 60%씩 오르며 1만, 2만원대를 훌쩍 넘었다.

제철 과일도 마찬가지다. 가뭄이 길어지면 과일의 당도는 올라가지만 작황이 좋지 않아 공급량이 떨어진다. 같은 기간 수박 10㎏(상품)은 1만5,220원에, 참외 10㎏(상품)는 2만8,94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씩 올랐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제철과일과 채소는 1년 연중 가격 행사를 하는데 이런 행사를 벌이기 힘들 정도로 채소와 과일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며 “올해 강수량이 예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채소와 과일 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소와 과일 값 폭등은 음식점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밑반찬이나 과일 음료의 원가가 뛰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모 사장은 “채소 값이 오르면서 예전보다 반찬 재료비가 곱절로 든다”며 “그렇다고 음식값을 올릴 수도 없고 반찬을 줄일 수도 없어서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가뭄 외에 지난해 풍작도 가격 오름세에 한 몫 했다. 농민들이 지난해 풍작으로 가격이 폭락했던 쓰라린 경험 때문에 올해 재배 면적을 줄이면서 공급량이 더 떨어졌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채소 재배면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배추 23.6%, 양파는 9~15%, 대파 7%, 마늘 16%씩 줄어들었다.

가뭄은 다음달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동성 고기압 영향으로 올해 4월부터 시작된 강수량 부족 사태가 다음달에도 이어진다. 그만큼 채소와 과일 값의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도 이 같은 문제를 잘 알고 있다. 이에 정부는 가뭄으로 공급량 부족과 가격 폭등이 겹친 배추부터 해결할 계획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우선 영월과 문경 등 강원도 지역에 급수차를 대량 동원해 배추 수확량을 늘리겠다”며 “배추 수확량이 늘어나면 다음달 말부터 대량으로 사들여 시중에 싸게 공급하는 방법으로 가격을 끌어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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