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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과 본선 노리는 반기문 ‘대선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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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과 본선 노리는 반기문 ‘대선 시나리오’

입력
2017.01.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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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빅텐트’ 본격 행보 나서

김종인ㆍ정운찬ㆍ김한길 만난 데 이어

설 전에 손학규ㆍ정의화 등과도 회동 예정

“중도 사퇴는 없다” 완주 의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베스트웨스턴프리미어 서울가든호텔에서 새누리당 초선의원과 만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오대근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베스트웨스턴프리미어 서울가든호텔에서 새누리당 초선의원과 만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오대근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제3지대 빅텐트’를 위한 본격적인 터 닦기에 나섰다. 반 전 총장은 최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김한길 전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만나 연대의 의지를 전한 데 이어 설 연휴 시작 전까지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정의화 전 국회의장,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도 연쇄 회동할 예정이다. 이른바 빅텐트에 들어갈 좌우 진영 인사들을 두루 만나는 모양새에서 그의 분명한 의지가 읽힌다.

반 전 총장의 핵심 참모는 23일 “설 전까지 여야를 아울러 (친문재인 세력을 제외한) 주요 인사들을 만날 것”이라며 “결국은 개헌을 고리로 폭넓게 빅텐트를 치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도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념에 빠진 양극단 세력을 제외한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밝혔다. 불과 열흘 전(12일) 귀국한 걸 감안하면 굉장히 빠르고 적극적이다.

반 전 총장이 만나는 인사들이 여야를 아우른다는 점에서 진영을 포괄하는 빅텐트 건설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반 전 총장 쪽 참모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반 전 총장은 친문세력을 제외한 인사들을 비롯해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 등 반 전 총장 쪽에 합류할 의원들과 함께 독자세력화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 반 전 총장 쪽은 원내교섭단체 구성 수준(20석)의 신당 창당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런 다음 범여권의 신당인 바른정당과 합당하는 데 이어 국민의당과 연대를 타진한 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본선에서 붙는다는 단계적 구상이다. 반 전 총장 측은 한 때 여권에도 몸을 담았던 야권의 주요 인사인 김종인 전 대표와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을 빅텐트의 대표 격으로 내세우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은 귀국 직전까지는 ‘진보적 보수주의’를 자처한 자신과 가장 정체성이 맞는 바른정당에 바로 입당하는 방안을 염두에 뒀으나, 귀국 이후 제3지대 빅텐트로 방향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마포팀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이 빅텐트 가능성을 타진한 내부 회의에서 이같은 구상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그렇다면 어서 진행하자는 차원에서 범여야 인사들과 회동을 잡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제 막 현실 정치에 발을 디딘 반 전 총장이 혈혈단신으로 특정 정당에 들어가 세를 만들기는 어려운 일”이라며 “자신을 따르는 의원들, 여야 인사들과 잇따라 손을 잡아 주목도와 영향력을 높인 뒤 특정 정당과 연대하는 게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의 계단식 빅텐트 구상이 실현될지는 불확실하다. 김 교수는 “반 전 총장에게 모두를 아울러 이끌고 갈 수 있는 리더십이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만약 제3지대 빅텐트가 성공한다면 ‘반문 원샷경선’ 뒤 문 전 대표와 양자대결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새누리당 초선 의원들을 만나 “중도 사퇴는 있을 수 없다. 끝까지 간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 전 총장의 동생 부자(父子)가 사기 사건에 연루되는 등 각종 의혹이 연달아 제기되는 가운데 완주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날 면담에서 ‘정치교체’의 조건으로 개헌을 내세운 반 전 총장은 “새누리당에 안 간다는 이야기를 한 적도 없고 바른정당에 간다는 이야기를 한 적도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보수 대통합의 구심점이 돼 달라’는 의원들 요청에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면담 공개 발언에서 “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며 “제가 정치적 경험도 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모든 계층의 사람들과 힘을 합치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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