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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보다 더 시선 받는 기분 짜릿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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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보다 더 시선 받는 기분 짜릿해요"

입력
2015.12.2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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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어리더 강윤이씨. KB손해보험 제공
치어리더 강윤이씨. KB손해보험 제공

우연한 기회에 인생이 바뀐다는 말이 있다. 걸그룹 카라의 멤머 구하라의 닮은꼴로도 유명한 치어리더 강윤이(25)씨가 그런 경우다.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의 간판 치어리더인 그는 본보와 인터뷰를 통해 치어리더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친구를 따라 호기심에 하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강윤이씨는 “행사장 응원을 보조하다가 배구를 담당하게 됐다. 원래는 그만두고 공부를 하려 했는데 도와달라는 요청에 한 시즌만 하기로 했다가 스포츠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2009년 배구 치어리더로 첫 발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의 표정, 땀방울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멀리서 봐야 하는 야구와 다른 매력이다”며 배구장 치어리딩의 묘미를 설명했다.

하지만 마냥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치어리더는 화려함 뒤에 큰 고충이 숨어 있는 직업이다. 강씨는 “(집이 있는) 안양에서 KB손해보험 홈구장이 있는 경북 구미까지는 버스 왕복으로 7시간이다. 평일은 오전 10시에 사무실에서 출발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 3시쯤 구미에 도착한다. 그때부터 미팅과 리허설, 화장을 하고 경기 시작 2시간 전인 5시부터는 개문을 한다. 게임 이벤트 등을 진행하다 경기가 시작되면 치어리딩을 하고 이후 다시 안양으로 복귀한다. 밤늦게 혹은 새벽에 집에 도착한다”고 힘든 일과를 털어놓았다.

근무강도에 비해 처우 수준도 열악한 편이다. 기자가 “또래 여성들의 중소기업 입사 초봉이 대략 2,000만원대 초중반”이라고 말하자 강윤이씨는 “그것보다 적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대 초반에 힘들었다. 당시 4대 보험도 가입이 안 돼 있었다. 한 번은 다쳤는데 내 돈으로 수술해야 했다. 부모님도 속상해 하셨다. 그때 나도 ‘왜 이런 수입으로 일해야 하는 건지’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너무 신경을 써서 50kg대(키 168cm) 후반이던 몸무게가 44kg까지 줄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현재 소속사에서는 챙겨주려고 최대한 노력한다. 그래서 다른 곳보다는 대우가 괜찮다고 생각한다. 인정도 해주셔서 좋다”고 했다. 강씨는 치어리더를 하게 된 후 가장 기뻤던 순간에 대해 “2012년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어머니께서 이 일을 하시는 것에 못마땅해 하셨는데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자 인정해주셨다”고 지난날을 떠올렸다.

치어리더 강윤이씨. KB손해보험 제공
치어리더 강윤이씨. KB손해보험 제공

강씨가 주목 받는 이유 중 하나는 구하라를 닮은 외모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구하라 닮은꼴’로 유명해진 것은 사실이다. 다만 그런 시선이 꽤 부담스럽다. 구하라씨에게 너무 죄송스러울 뿐이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강윤이씨는 박기량, 김연정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타’ 배구 치어리더다. 그는 “(박)기량이 하고는 원정경기 대기실에서 만나 놀았다. (김)연정이 하고는 서울에 가서 식사 한 끼 하자고 얘기해놨다”며 웃었다.

강윤이씨는 “치어리더는 보통 20대 초반에 되는 경우가 많지만, 결혼, 부상 등으로 일찍 그만두시는 분들도 많다”며 “훗날 치어리더를 그만두게 되면 디자인 계통으로 일하고 싶다. 내년 1월부터 일러스트레이트, 포토샵 등 웹디자인 공부를 해볼 계획이다. 차근차근 준비하다가 치어리더를 그만하게 되면 회사에서 웹디자인 실무 경험을 쌓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명절에 못 쉬고,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하니 친구들과 만나기가 어렵다. 사생활 노출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한 강윤이씨는 그럼에도 “경기장 관중의 열기를 끌어올리는 기분은 남다르다. 많은 사람들을 리드하는 느낌이다”고 치어리더로 사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비유하자면 ‘배구장의 신스틸러(주연이상으로 조명 받는 조연)’ 정도 되지 않을까 한다”고 웃으며 “팬들에게 친근한 치어리더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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