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신경숙 표절 논란 문인들 “참담하다”

알림

신경숙 표절 논란 문인들 “참담하다”

입력
2015.06.17 10:55
0 0

신경숙 표절 논란 문인들 “참담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신경숙 소설가의 표절 논란에 문인들도 충격에 빠졌다. 신씨의 단편 ’전설’ 일부가 일본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김후란 번역)을 표절했다는 주장이 소설가 이응준씨에 의해 제기되자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과 함께 그동안 표절문제에 침묵해온 문단 풍토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소설가 홍형진씨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표절 논란을 대해 온 일련의 태도로 인해 상당히 참담하다”고 밝혔다. “1999~2000년 신경숙의 표절 논란이 크게 불거졌지만 그리 머지않은 2003년에 동아일보 신춘문예, 2004년에 이상문학상 심사위원을 지냈다는 건 (표절 논란을) 그냥 없었던 일로 취급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1999~2000년 표절 논란은 이번에 이응준씨가 제기한 ‘전설’이 아닌 다른 작품들의 표절논란이다. 1999년 계간 문학동네 여름호에 실린 신씨의 소설 ‘딸기밭’의 한 구절이 재미 유학생 안승준의 유고집 ‘살아는 있는 것이오’의 서문에 실린 아버지의 편지글과 같다는 사실이 보도돼 논란이 됐다. 또 문학평론가 박철화씨는 ‘작가세계’ 1999년 가을호에 신씨의 장편 ‘기차는 7시에 떠나네’와 단편 ‘작별인사’가 각각 프랑스 작가 파트릭 모디아노와 일본 작가 마루야마 겐지를 표절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당시 신씨는 “유족에 누를 끼칠까봐 유고집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고 해명했고 표절에 대해서는 모두 강하게 부인했다.

이번에 이씨가 표절이라고 문제삼은 부분은 4개 문장이 거의 비슷하다.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 부분은 ‘두 사람 다 실로 건강한 젊은 육체의 소유자였던 탓으로 그들의 밤은 격렬했다. 밤뿐만 아니라 훈련을 마치고 흙먼지투성이의 군복을 벗는 동안마저 안타까와하면서 집에 오자마자 아내를 그 자리에 쓰러뜨리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레이코도 잘 응했다. 첫날밤을 지낸 지 한 달이 넘었을까 말까 할 때 벌써 레이코는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고, 중위도 그런 레이코의 변화를 기뻐하였다’이고 신씨의 ‘전설’은 ‘두 사람 다 건강한 육체의 주인들이었다. 그들의 밤은 격렬하였다. 남자는 바깥에서 돌아와 흙먼지 묻은 얼굴을 씻다가도 뭔가를 안타까워하며 서둘러 여자를 쓰러뜨리는 일이 매번이었다. 첫날밤을 가진 뒤 두 달 남짓, 여자는 벌써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 (중략) 여자의 변화를 가장 기뻐한 건 물론 남자였다’이다.

‘엄마를 부탁해’ 등 신경숙 작가의 작품에 위로를 받았던 독자들이 적지 않은 터라 일반 대중들도 충격에 휩싸였다. 인터넷에는 “’엄마를 부탁해’를 훌쩍이면서 본 내가 수치스러울 정도다.” “신경숙의 소설을 좋아하던 나는 마음이 아리다. 배신감이 든다”는 댓글이 달렸다.

황수현기자 soo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