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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리선권 “다시는 아무 대가 없이 트럼프 치적 보따리 안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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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리선권 “다시는 아무 대가 없이 트럼프 치적 보따리 안 주겠다”

입력
2020.06.13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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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북미회담 2주년 담화문

‘새로운 계산법’ 들고 와야 대화 응하겠다는 압박 분석

문재인 정부 ‘한반도 운전자론’ 입지 축소 해석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 참석해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판문점=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 참석해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판문점=연합뉴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2주년인 12일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을 것을 거듭 압박했다.

리선권 북한 외무상은 담화문에서 “우리 공화국의 변함없는 전략적 목표는 미국의 장기적인 군사적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확실한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확실한 힘’을 입에 올려 핵ㆍ미사일 도발 가능성을 풍겼지만, 메시지 수위는 조절했다. 북미 대화에 여전히 희망을 걸고 있다는 뜻이다.

리 외무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군 유골ㆍ억류 미국인 송환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지 등을 치적으로 내세우는 것을 겨냥해 “백악관 주인이 때없이 자랑거리로 뇌까려댄 말들”이라며 “(북미 대화는) 정치적 치적 쌓기 이상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싱가포르 회담 이후 북한에 대한 적극적 관심을 거둬 들인 미국에 대한 배신감의 토로였다.

리 외무상이 “우리는 다시는 아무러한 대가도 없이 미국 집권자에게 치적 선전감이라는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라고 한 것은 올해 말 미국 대선까지 북한의 태도 변화는 없을 거라는 경고다.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나오면 대화에 다시 응하겠다’는 메시지가 행간에 담겨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북 전단(삐라) 살포를 문제 삼은 4일 이후 북한은 한국과 미국에 대한 공세 수위를 단계적으로 올리고 있다. 이는 ‘전향적으로 나오라’는 압박이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자신들이 내놓을 수 있는 협상 카드를 충분히 제시했다고 보고, 미국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북 적대시 정책 재고를 비롯한 새로운 접근법을 미국이 제시하지 않으면 북미 관계는 영구적으로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공식 반응을 내진 않았으나, 대변인실 관계자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싱가포르 회담에서 약속한 모든 사항에 대해 균형 있는 합의에 이르기 위해 유연한 접근을 취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적극적 화답이라기보다는 상황 관리용 메시지에 가깝다.

한국 외교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미국을 직접 겨냥하면서 우리 정부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며 “돌파구를 찾아내지 못하면 북미 관계를 지켜봐야만 하는 제3자 위치로까지 밀려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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