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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점ㆍ약국, 재난지원금 잭팟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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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점ㆍ약국, 재난지원금 잭팟 터졌다

입력
2020.06.10 12: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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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3일~31일 재난지원금 사용(신용ㆍ체크카드) 현황

안경점과 병원ㆍ약국 매출증가율 1,2위.. 가장 많이 돈 몰린 곳은 음식점

서울의 한 전통시장 긴급재난지원금 카드 사용가능 매장에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서울의 한 전통시장 긴급재난지원금 카드 사용가능 매장에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가 크게 위축돼 정부가 전 국민을 상대로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은 어디에 가장 많이 쓰였을까.

가장 특수를 누린 곳은 안경점으로 조사됐다. 국민이 재난지원금을 가장 많이 쓴 곳은 음식점이었다. 행정안전부가 저소득층을 제외한 1,900만여 가구를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시작한 지난달 13일부터 31일까지 신용ㆍ체크카드로 사용된 업종별 사용 현황을 8개 카드사로부터 받아 분석한 결과다.

10일 행안부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대비 이달 넷째 주에 매출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안경점으로, 매출액 증가율이 66.2%나 껑충 뛰었다. 재난지원금 지급 후 안경을 새로 맞춘 사람수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다.

재난지원금으로 안경을 새로 산 사례는 주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었다. 컴퓨터프로그래밍 일을 하는 서울 서대문구 거주 프리랜스 김(47)모씨는 재난지원금을 받은 뒤 가장 먼저 안경점으로 향했다. 김씨는 “책이 잘 안 보여 돋보기 안경을 10만원 주고 집 주변 안경점에서 새로 맞췄다”며 “평소 필요했는데 살짝 목돈이 들어 망설이다 재난지원금 나온 김에 장만했다”고 말했다.

안경점에 이어 매출액 증가율이 높은 곳은 병원과 약국으로 나타났다. 병원과 약국 매출액은 63.8%가 증가했다. 서울 은평구에서는 박(68)모씨는 “재난지원금으로 가장 목돈을 쓴 곳이 약국”이라며 “자식한테 손 벌려 사기 민망한 잇몸치료제와 비타민제 등을 몽땅 샀다”며 웃었다. 적지 않은 국민이 평소에 필요했지만 수만원이 필요해 차일피일 미뤘던 안경과 약품 구매에 재난지원금을 활용한 것이다. 안경점과 병원ㆍ약국의 뒤를 이어선 학원(37.9%)과 서점(34.9%), 헬스ㆍ미용(29.4%)순으로 매출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재난지원금은 음식점에 가장 많이 몰렸다. 19일 동안 음식점에서 1조 4,042억원(24.8%)이 쓰였다. 마트ㆍ식료품(1조 3,772억원, 24.2%)점과 병원ㆍ약국(5,904억원, 10.4%), 주유소(3,049억원, 5.4%), 의류ㆍ잡화점(3,003억원, 5.3%)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이 기간 동안 신용ㆍ체크카드로 지급된 재난지원금은 9조 5,647억원으로, 이 중 5조 6,763억원(59.3%)이 시장에 풀렸다. 재난지원금은 전통시장에도 활기를 불어 넣었다. 전통시장 매출액은 5월 넷째 주 3,243억원으로, 같은 달 첫째 주 2,705억원에 비해 약 20% 증가했다. 시중에 풀린 재난지원금의 약 26%인 1조 4,693억원은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업체에서 사용됐다.

재난지원금이 지급됐지만 오히려 매출 증가율이 떨어진 업종도 있었다. 음식점과 빵 가게다.

재난지원금이 가장 많이 몰린 대중음식점 매출은 지난달 넷째 주 매출이 같은 달 첫째 주 대비 1.2%가, 빵 가게는 6.4%가 각각 줄었다. 행안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더 큰 폭으로 매출이 줄 수 있었는데 재난지원금으로 감소폭을 낮춘 것이라고 본다”고 해석했다.

이달 첫째 주는 어린이날 등 연휴로 가족 단위의 외식이 는 주라 음식점은 재난지원금으로 인한 매출 상승효과가 크게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1~3월 음식점 매출액은 1조3,000억~1조 7,000억원 수준으로, 지난달 넷째 주 2조 825억원 보다 낮았다.

재난지원금은 전체 지급 가구의 99.5%에 해당하는 2,160만 가구(7일 기준ㆍ13조 5,908억원)에 지급됐다. 신용ㆍ체크카드 신청은 지난 5일 끝났지만, 각 지역 주민센터 등에선 8월18일까지 지역사랑상품권과 선불카드로 재난지원금 신청을 받는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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