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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수목장’ 논란에 스승의 날 공개사과 한 충남대 교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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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수목장’ 논란에 스승의 날 공개사과 한 충남대 교수회장

입력
2020.05.1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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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 가르치는 교수로서 사과…끝까지 파헤쳐 원인 규명할 것” 

 대학본부 진상조사위 구성…생명윤리ㆍ인성교육 과목 신설 논의 

충남대 교수회장인 김종성 행정학부 교수가 15일 유튜브 채널 ‘갑수목장’ 동물학대 의혹과 관련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충남대 교수회장인 김종성 행정학부 교수가 15일 유튜브 채널 ‘갑수목장’ 동물학대 의혹과 관련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유명 유튜브 채널 ‘갑수목장’의 수의대생 유튜버들과 관련해 해당 대학 교수회장이 스승의 날인 15일 온라인상에서 직접 나서 공개 사과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수의대생들은 유기동물을 구조하는 콘텐츠로 인기를 끌었으나 사실은 펫샵에서 동물을 사와 학대하며 조작된 영상을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제의 갑수목장의 운영자 박모 씨와 편집자 김모 씨가 재학 중인 충남대에서 교수회장을 맡고 있는 김종성 행정학부 교수는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직접 글을 올려 “학교 입장에서는 매우 부끄러운 일이고 별로 드러내고 싶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사건이 그대로 묻히거나 숨겨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럴수록 더욱 드러내고 명확하게 원인을 규명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번 사태로 인해 많은 분들이 매우 불쾌하고 가슴이 아프셨을 것인데 충남대 교수회에서는 이 사건을 끝까지 파헤치고 원인을 규명, 책임자를 문책하고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박 씨와 김 씨는 각기 충남대 수의과대 본과 3학년, 4학년생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과 같은 대학 수의대생들은 6일 유튜브에 “그간 이들이 동물을 학대하고 조작하면서 콘텐츠를 제작했다”라고 주장하며 당사자들 육성이 담긴 녹취와 사진자료 등으로 만든 영상을 올렸다. 이후 동물단체 등이 박 씨와 김 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형법상 사기 등 혐의로 고발해 현재 경찰 수사도 진행 중이다. ☞관련기사 유기묘 구조했다더니 펫샵서 구입…유튜브 ‘갑수목장’ 동물학대 논란

충남대 교수회장인 김종성 행정학부 교수가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갑수목장’의 동물학대 의혹을 폭로한 영상에 쓴 댓글. 유튜브 채널 ‘갑수목장 폭로합니다’ 캡처
충남대 교수회장인 김종성 행정학부 교수가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갑수목장’의 동물학대 의혹을 폭로한 영상에 쓴 댓글. 유튜브 채널 ‘갑수목장 폭로합니다’ 캡처

당시 이 폭로 영상에도 김 교수는 댓글을 달아 “학생들의 인성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앞으로 최선을 다해 학생들의 지식뿐 아니라 인성도 함양해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해당 학생은 학교에서 엄정하게 조사해 강력하게 징계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히면서 주목을 받았다.

김 교수는 이날 한국일보에 그 동안 유튜브 영상에 댓글을 달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인물이 본인이 맞다고 밝혔다. 그는 댓글을 달게 된 이유에 대해 “교수님 한 분이 갑수목장 사태를 알려주며 ‘교수 전체, 나아가 대학 차원에서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셔서 검색을 해봤는데 사안이 매우 심각하다고 판단됐고, 당사자에 대한 엄중 조치뿐만 아니라 대학 차원의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무엇보다도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그래서 더욱 분개하는 모든 분들께 사과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면서 “저는 물론 수의대 교수가 아니고 저에게 갑수목장 사태를 알려주신 교수님도 수의대 교수님이 아니지만 같은 대학에 몸 담은 교수로서, 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사과를 드려야 한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충남대 모든 교수에게 학생들의 인성과 덕성을 함양하는 교육에 좀더 신경을 써달라는 메일을 보냈다”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에 따르면 충남대는 수의대 단과대의 자체 진상조사를 넘어 대학 본부 차원에서도 이번 갑수목장 동물학대 의혹과 관련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이와 함께 교수회 차원에서도 학생들의 인성과 덕성을 함양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고, 각 학과에서는 생명윤리 및 인성교육에 관한 교과목 신설에 대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고 한다.

앞서 박 씨가 해명 영상을 통해 그 동안 출연한 동물들을 펫샵에서 구입했다는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 여론이 들끓었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들의 수의대 제적을 요구한다는 글이 올라와 수만 명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다만 현재까지 정황으로는 동물보호법상 처벌까지 이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후원금 사기 등 형법상 처벌을 받는다 해도 수의사법상 결격사유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결국 박 씨와 김 씨가 수의사 자격을 얻을 수 있을지 여부는 대학의 징계 수위에 달려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관련기사 동물학대 논란 ‘갑수목장’ 유튜버들 수의사 될 수 있을까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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