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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선택’ 아파트 경비원에… “억울함 풀어달라” 나선 입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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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선택’ 아파트 경비원에… “억울함 풀어달라” 나선 입주민들

입력
2020.05.1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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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차 문제로 인한 입주민 폭언ㆍ폭행 이어져 

 입주민들 “갑질 없는 세상서 다시 태어나시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11일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입주민의 갑질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경비원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글이 게시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11일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입주민의 갑질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경비원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글이 게시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서울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에게 코뼈가 부러질 정도로 폭행당하고 협박에 시달렸다고 주장하면서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일어났다. 해당 아파트의 다른 입주민들은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경비원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오늘 새벽 경비 아저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서울 강북의 한 아파트 주민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해당 경비원이) 지난 4월 말부터 최근까지 한 입주민(A씨)으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을 당하신 이후 억울함을 풀 길이 없어 자살을 택하셨다”고 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이 경비원은 아파트 지상주차장에서 이중 주차된 A씨의 차량을 밀어냈다가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하게 됐다.

이 글쓴이는 또 “지난달 27일에는 A씨가 경비실 안에 있는 화장실로 들어가는 아저씨를 따라 들어와 폭력을 가했다”며 “이 때의 충격으로 (경비원이) 코 뼈가 부러져 주저앉는 등 뇌진탕 증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후 아파트 차원의 대책 협의체가 만들어지고, 경비원이 폭행으로 고소했지만 A씨는 ‘그만두지 않으면 파묻어 버리겠다’는 폭언과 협박을 이어갔다는 것이다. 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결국 이 경비원은 10일 오전 2시쯤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캡처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은 이에 숨진 경비원 대신 주위에 억울함을 호소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다음날인 11일 ‘저희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청원자는 “철저히 다 수사해서 경비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드리고 싶다”며 “경비 아저씨들도 한 가정의 사랑 받는 소중한 할아버지 남편 아빠다. 입주민의 갑질은 없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입주민들은 또 아파트 입구에 간이 분향소를 차려 경비원에 대한 애도를 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트판 글쓴이는 다음과 같이 글을 맺었다. “아저씨, 마지막으로 불러봅니다. 다음 생에는 착한 사람이 존중 받는 갑질 없는 세상에서 생전의 고운 모습 그대로 다시 태어나시기를 빌게요. 고통 없는 곳에서 편히 쉬세요.”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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