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급성백혈병 걸린 한국인 5세 어린이 어린이날 귀국
인도에서 백혈병에 걸려 치료가 시급했던 한국인 어린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막힌 하늘 길을 뚫고 한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현지 교민사회와 한국대사관의 관심은 물론 일본 정부의 도움이 만들어낸 따뜻한 어린이날 선물이었다.
5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인도 델리에 살고 있던 A양(5)은 최근 급성백혈병으로 구루그람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치료를 받았지만 병세는 나아지지 않았다. A양 가족들은 한국으로 돌아가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인도는 코로나19 확산 대응을 위해 지난 3월 25일부터 국내외 여객기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백혈병 치료를 위해 귀국하고 싶어도 발이 묶인 막막한 상황.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주(駐)인도한국대사관과 한인회가 나섰다. 한국행 전세기 운항을 추진하는 한편 인도에 주재하는 다른 나라 공관에도 한국행 항공기 편을 수소문했다. 한 교민은 ‘인도에서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위험에 처한 아이를 구해주십시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렸다. 3,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청원에 동의했다.
뜻밖에도 주인도일본대사관이 손을 내밀었다. 4일 오후(현지시간) 출발하는 한국행 일본항공(JAL) 특별기편이 있었던 것이다. A양과 가족들은 4일 이 항공기에 몸을 싣고 5일 새벽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에 도착했고, 어린이날인 5일 오후 7시 55분 인천공항으로 귀국한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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