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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찾으면 가장 빨리 알려준다더니…” 부검 참관부터 안내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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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찾으면 가장 빨리 알려준다더니…” 부검 참관부터 안내한 경찰

입력
2020.05.01 14:12
수정
2020.05.0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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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원 확인도 못한 유가족 반발에 경찰 “착오” 해명 

 ‘이천 화재’ 신원미상자 9명 중 4명 추가 확인 

경기 이천시 물류창고 공사 현장 화재로 38명의 사망자와 10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오후 이천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피해자 유가족들이 눈물 짓고 있다. 이천=이한호 기자
경기 이천시 물류창고 공사 현장 화재로 38명의 사망자와 10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오후 이천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피해자 유가족들이 눈물 짓고 있다. 이천=이한호 기자

경기 이천시 물류창고 화재 희생자 38명 가운데 신원을 알 수 없었던 9명 중 4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하지만 경찰은 유가족들에게 신원 확인보다 부검 소식을 먼저 알리는 등 혼선을 빚어 거센 항의를 받았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1일 오전 10시 30분 이천시 모가면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현장 인근에서 브리핑을 열고 “4명의 신원을 추가로 확인해 현재까지 희생자 33명의 신분이 확인됐다”라며 “남은 신원미상자 5명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화재 직후 사망자의 지문을 통해 신원을 파악했지만 9명의 시신은 지문이 훼손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DNA) 감식을 의뢰했다.

신원 추가 확인 소식에도 4명의 희생자 유가족들은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이 유가족들에게 신원 확인 사실을 알리기 전에 부검 사실을 먼저 통보했기 때문이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30일 희생자 38명 중 혈액 채취로 사인이 규명되지 않은 15명의 시신 부검 영장을 법원에서 발부 받았다. 이날 새벽 부검 절차에 들어갔는데 15명의 시신 중 신원이 파악되지 않았던 4명의 신원이 DNA 검사로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유가족들에게 부검을 진행하겠으니 참관을 원하면 가능하다고 알렸다. 결과적으로 가족의 생사 확인에 애가 탔던 유가족들에게 사망 확인을 건너뛰고 부검 참관부터 안내한 셈이 됐다.

신원이 추가로 확인된 희생자 김모(43)씨의 아버지 김규태(70)씨도 갑작스러운 경찰의 부검 참관 의사를 묻는 전화에 분개했다. 김씨는 “오늘 오전 8시쯤 경찰한테서 아들의 시신을 원주병원으로 보냈다며 부검을 참관하고 싶으면 가족들과 상의해 병원으로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이렇게 신원이 확인된 사실을 알리는 경우가 어딨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희생자 김씨의 여동생도 “오빠를 발견하면 가장 먼저 알려주겠다고 하고선 부검 보고 싶으면 오라는 소리를 하느냐”면서 눈물을 흘렸다.

경찰 관계자는 “신원 미상 사망자를 포함한 시신 15구에 대한 부검 영장이 전날 발부돼 일정을 조율해서 오늘 아침 집행하던 중 DNA 감식을 통해 4명의 신원이 추가로 확인한 것”이라며 “이 소식을 유족들에게 전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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