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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오거돈 2년 전 성추행 의혹도 내사… 13명 자동면직 부산시정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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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오거돈 2년 전 성추행 의혹도 내사… 13명 자동면직 부산시정 대혼란

입력
2020.04.24 18:00
수정
2020.04.25 00:46
5면
0 0

경제부시장 등 자동면직, 내년 보선 때까지 공백 불가피

오 前시장 이틀째 잠적… 법조계 “형법상 강제추행 판단 가능”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승강기에 탑승해 있다. 연합뉴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승강기에 탑승해 있다. 연합뉴스

경찰당국이 성추행 사실을 실토하고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해 지난해 제기된 또 다른 성추행 의혹도 내사중인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경찰은 또 오 전 시장이 전날 성추행 사실을 시인한 만큼 피해자나 부산성폭력상담소 측의 고소고발 여부에 상관없이 수사체제로 전환했다. 석연치 않은 시장 직 사퇴과정은 물론 추가적인 성관련 비위가 드러날지 경찰 수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날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한 유튜브(가로세로연구소) 채널이 제기한 오 전 시장의 직원 성추행 의혹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 해당 유튜브 채널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오 전 시장이 거액의 불법 선거자금에 연루됐고, 시청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오 전 시장은 “소도 웃을 가짜뉴스로, 모조리 처벌하겠다”며 부산지법에 5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과 인격권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2월 오 전 시장이 유튜브 채널을 상대로 제기한 동영상 삭제 및 게시 금지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선거자금과 불법행위 문제는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고 명예훼손 혐의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본안 소송에서 가려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이번 성추행 사건과 관련, 이날부터 부산성폭력상담소 측의 협조를 받아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성추행이 발생한 구체적인 장소와 시각을 확인하고, 형법상 강제추행 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업무상 위력) 적용을 법리검토하고 있다.

부산의 한 변호사는 “당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겠지만, 오 전 시장의 행위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이라기 보다 형법상 강제추행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업무 시간에 직원을 호출해 기습 추행한 정황을 보면 법원이 처벌 강도가 높은 강제추행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박성훈 경제부시장을 비롯한 정무라인이 무더기 자동 면직되면서 부산시정은 큰 혼란에 빠졌다. 변성완 시장권한대행(행정부시장) 체제로 시정행정을 수습할 예정이다.

정무라인이 자동면직 됐지만, 임기제인 정책수석과 대외협력보좌관도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무라인이 오 전 시장 성추행 사건을 무마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에 대해 변 대행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사회는 부산시정의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부산상의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최근 경기침체와 코로나19 사태로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오 전 시장 사퇴는 매우 충격적이고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소속 부산시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4월 보궐선거까지 약 1년간 시정 공백이 불가피해 현안사업이 좌초될 것이며, 피해는 부산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날 사퇴를 선언한 오 전 시장은 이틀째 행적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 전 시장은 2018년 7월1일 취임 이후 관사에서 생활해왔다. 사퇴 기자회견 하루 전인 22일 이른 시각, 부인과 자녀는 관사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자회견 뒤 오 전 시장은 물론 가족의 행적도 묘연한 상태다. 시장이 되기 전에 살던 해운대구 한 아파트에도 오 전 시장은 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거가대교에서 목격됐다는 설이 나오면서 부산을 벗어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오 전 시장의 시장 집무실에 폐쇄회로(CC)TV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목상균 기자 sgm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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