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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후 사퇴’ 약속한 오거돈, 미적대다 '피해자 압박'에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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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후 사퇴’ 약속한 오거돈, 미적대다 '피해자 압박'에 사퇴

입력
2020.04.23 15:02
수정
2020.04.2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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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집무실서 강제 추행

피해 여직원 회유 실패

오 시장 ‘뭉기적’거리다 피해 여직원 ‘기자회견 한다’에 전격 사퇴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오거돈 부산시장이 여직원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면서 전격적으로 시장직을 사퇴한 배경과 사건 전말이 주목되고 있다.

23일 부산시 관계자 등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이달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 시장은 당시 오전 부산시청 시장 집무실에 시청 여직원을 5분 가량 추행을 지속했다. 오 시장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한 사람에게 5분 과정의 짧은 면담 속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다”고 인정했다.

사건 발생 이후 오 시장은 주변 사람을 통해 회유를 시도했다. 회유는 통하지 않았다. 피해 여직원은 이달 초 부산성폭력상담소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상담소 측은 정책수석보좌관을 통해 피해 사실 확인 작업을 거쳤고, 오 시장 측은 성추행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피해 여성은 “이달 안으로 시장이 공개적인 사과를 하고 시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부산시는 이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피해 여성의 요구사항을 따르겠다는 내용의 ‘사퇴서’를 만들어 상담소와 피해 여직원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사퇴서의 법적 효력을 담보하기 위해 부산의 한 법무법인을 통해 가족의 입회 하에 ‘공증’ 절차를 받았다.

당시 총선이 임박한 시점이라 부산시는 총선 이후 절차를 진행하자며 제안했고, 피해 여성도 성추행 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은 원하지 않아 부산시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성은 오 전 시장 측에 사퇴 사유에 추행 사실을 명확히 밝히고 4월 말 이전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총선 이후에도 오 시장이 즉각적으로 사퇴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피해 여성은 기자회견을 통해 성추행 관련 사실을 알리겠다고 압박했고, 이에 오 시장이 전격적인 사퇴를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부산시청 인근 식당에서 오거돈(오른쪽 위 노란색 원 안 양복을 입은 남성) 부산시장이 양 옆과 앞에 여직원들을 앉혀 두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 트위터
지난해 11월 부산시청 인근 식당에서 오거돈(오른쪽 위 노란색 원 안 양복을 입은 남성) 부산시장이 양 옆과 앞에 여직원들을 앉혀 두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 트위터

그는 2018년 11월 한 식사 자리에서 자신의 양쪽 옆으로 여성 직원들이 앉은 사진을 SNS에 올려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부산시 용역업체 직원들을 올해 말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후 점심을 같이 했는데 동석한 사람 대부분이 남성이었지만 오 시장의 옆과 맞은편에는 여성들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이틀 뒤 오 시장은 자신의 SNS에 “다시는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라며 사과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에도 오 시장이 부산시청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이야기가 지역에서 나돌기도 했다. 이 같은 내용으로 같은 해 10월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기자 등이 출연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오 시장에 대해 미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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