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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 2030 개미들이 새까맣게 몰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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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 2030 개미들이 새까맣게 몰리는 이유

입력
2020.03.22 20: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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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증시 현황판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증시 현황판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사회 초년생 A(28)씨는 최근 연 4.0% 이율로 보험약관대출 1,500만원을 받아 삼성전자 주식을 주당 4만8,350원에 샀다. 시간당 서너 번씩 삼성전자 주가를 확인하며 울고 웃는 A씨는 “요즘 친구들이 모이면 ‘지금이 삼전 매수 타이밍(시기)’이라는 얘기밖에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증시가 연일 곤두박질하고 있지만 상당수 20ㆍ30대 ‘젊은 개미 투자자’들은 이를 인생 역전의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다. 온갖 자금을 이른바 ‘영끌(영혼을 끌어모은다의 줄임말)’해 주식투자에 뛰어드는 모습을 두고, 일각에서는 2017년 ‘비트코인 광풍’을 떠올리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폭락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1월20일 이후 지난 18일까지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 6조4,47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6조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삼성전자 주가가 6만2,400원에서 4만5,600원으로 약 27% 급락했지만 개미들은 최근 위기를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로 여기고 있다.

이는 과거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경제 위기를 맞아 주가가 급락해도 삼성전자 같은 대장주는 곧바로 반등한다는 확신이 굳건하다. 실제 주식 관련 온라인 카페 등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카카오 등은 한국경제가 망하지 않는 한 지금보다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특히 최근 2030 세대가 새로 만든 증권 계좌가 신규 계좌의 60% 이상을 차지한다고 전한다. 주식의 기초도 모르지만 일생일대의 투자 기회를 위해 유튜브로 배우고 있다는 고백도 줄을 잇고 있다. 이달 처음으로 주식 계좌를 만들었다는 한 대학생 투자자는 “금수저가 아닌 이상 부동산 투자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며 “코로나19로 취업문마저 좁아진 상황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조금만 반등해도 용돈벌이는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는 빚을 낸 투자가 적지 않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지난달 말 10조3,726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원 넘게 늘었다. 이 같은 모습은 2017년 암호화폐(가상자산) 광풍을 연상시킬 정도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1년도 채 안돼 10배 뛰면서 대박을 노린 젊은층이 월세를 빼거나 빚을 내가며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대거 실패를 경험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증시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묻지마’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당장은 안정성이 확보되는 배당주 중심으로 접근하고, 향후 증시가 본격 회복세에 들어설 때 베타(위험과 기대수익률)를 높이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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