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공간서 대부분 마스크 착용 안 해... 노래방ㆍ독서실 등도 집단감염 우려
서울 동대문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4명이 같은 PC방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PC방을 통한 집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 사태가 PC방은 물론 노래방과 독서실 등 다중 이용시설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도 번지고 있다.
11일 동대문구가 공개한 확진자 동선에 따르면, 관내 16번째 확진자인 22세 여성은 지난 7일 오후 3시간10분 가량 삼육서울병원 버스정류장 근처 S PC방에 머물렀다. 방역당국은 16번 확진자의 감염 경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다른 3명의 확진자도 S PC방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1일 해당 PC방을 찾았던 동대문구 9번 확진자가 8일 양성 판정을 받았고, 동대문구에서 12번, 13번째로 확진을 받은 형제는 앞서 지난달 27일부터 2일까지 여러 차례 PC방을 거쳐간 것으로 드러났다.
방역당국은 동대문구 확진자들의 동선에서 등장하는 동일한 PC방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16번 확진자의 감염 경로가 뚜렷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PC방이 유력한 전달 통로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방역 전문가들은 PC방이 콜센터와 유사한 구조라는 점에서 집단 감염의 온상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콜센터 직원들처럼 대화를 하지는 않지만, PC방 이용자들 또한 좁은 공간에 다닥다닥 붙어 앉고 있고 PC방에서 대부분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말 전파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확진자들이 다녀간 PC방의 전체 좌석이 140여석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PC방 이용자들이 대체로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는 점도 집단 감염 우려를 높이는 대목이다. 이날 오후 찾아간 서울 강남구 대치동 B PC방의 경우, 입구에 ‘매장 출입시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사용’이라는 안내문구가 붙어있었지만 이용객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PC방 직원은 “이용자들은 키보드나 헤드폰, 마우스 등의 용품에 대한 소독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전했다.
PC방과 함께 노래방이나 독서실 등 다중이용 시설의 집단 감염 우려도 상당하다. 교육 전문가들은 “개학 연기와 학원 휴원 등으로 갈 곳이 없어진 학생들이 다중이용 시설로 몰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학생들의 감염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중시설의 집단감염 우려자 커지자 서울시는 이날 시내 콜센터 전수 조사뿐만 아니라 노래방, PC방 등의 사업장에 대한 영업금지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서울 시내 PC방은 2,057개, 노래방은 7,211개로 파악되고 있다. 방역당국도 이날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의 후속조치로 ‘고위험 사업장 공통 감염관리 가이드라인’을 제작ㆍ배포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원 기자 gardenk@ hankookilbo.com
세종=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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