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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효성 ‘형제의 난’ 일으킨 조현문, 싱가포르서 600억대 투자사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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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효성 ‘형제의 난’ 일으킨 조현문, 싱가포르서 600억대 투자사 운영

입력
2020.03.07 04: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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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파악 안돼” 기소중지 상태

검찰 향후 수사 재기 여부 주목

조현문 효성 전 부사장이 싱가포르에서 2017년부터 사모펀드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조현문 효성 전 부사장이 싱가포르에서 2017년부터 사모펀드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4년 효성그룹 계열사들을 고발하며 ‘형제의 난(亂)’을 일으킨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이 싱가포르 현지에서 6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 전 부사장은 형제간 고소 사건과 관련해 기소중지 상태라서 검찰의 수사 재기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해 1심 재판에서 횡령ㆍ배임 혐의로 징역형이 선고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측도 조 전 부사장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2017년 1월 싱가포르 현지에 ‘인헤리턴스 엔터프라이즈(Inheritance Enterprises)’라는 법인명의 사모펀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 투자, 벤처기업 투자 및 육성 등을 사업 목적으로 내세운 이 회사 자본금은 5,000만달러(약 597억원)로, 조 전 부사장이 회사 지분의 100%를 소유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의 싱가포르 체류 사실은 최근 언론 보도 등으로 알려졌지만, 법인 설립 등 구체적 행보를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본보는 조 전 부사장이 어떤 경로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국제전화와 이메일 등으로 세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공식 입장을 듣지 못했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6월 조석래 전 효성그룹 장남인 조현준 회장과 삼남 조현상 효성 사장이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효성그룹 계열사 두 곳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고, 이후에도 같은 해 10월 조현준 회장을 직접 고발하고 언론에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 대우조선해양비리를 수사하던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 조 전 부사장과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를 ‘법률사무 대행’ 용역 계약을 맺은 의혹과 관련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추적하자, 조 전 부사장의 행방은 묘연해졌다. 당시 검찰은 박 대표를 수사하면서 해외 체류 중이던 조 전 부사장도 불러 조사하려 했지만, 조 전 부사장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조현문 전 부사장이 싱가포르에서 운영하는 사모펀드 법인 '인헤리턴스 엔터프라이즈' 관련 싱가포르 기업청 문서.
조현문 전 부사장이 싱가포르에서 운영하는 사모펀드 법인 '인헤리턴스 엔터프라이즈' 관련 싱가포르 기업청 문서.

조현준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의 고발이 계속되자 2017년 3월 그를 공갈미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으나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박 대표와 함께 “내가 보유한 효성 계열사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지 않으면 각종 비리 자료를 검찰에 넘기겠다”고 협박해 왔다고 주장했다. 조 전 부사장 고발로 재판을 받게 된 조 회장 측은 지난해 6월 검찰 구형을 앞둔 1심 재판에서 “이 사건은 조 전 부사장이라는 한 개인의 경영권에 대한 욕심으로 이뤄진 무리한 고발에서 이뤄졌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검찰은 조 회장의 고발 사건과 관련, 조 전 부사장이 해외에 체류하면서 소재를 파악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소중지 결정을 내린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이 귀국하게 되면 사건이 재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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