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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본 받아라” 일본 국민, 정부 신종 코로나 대응에 불만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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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본 받아라” 일본 국민, 정부 신종 코로나 대응에 불만 증폭

입력
2020.02.11 16:35
수정
2020.02.1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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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눈] 크루즈선 감염자 하루새 65명 급증 “대응 실패” 질타 

 탑승자 전원검사 않는 日…“국민 목숨 둘째고 경제가 우선이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한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4일 일본 요코하마 항 앞바다에 정박해 있다. 요코하마=로이터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한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4일 일본 요코하마 항 앞바다에 정박해 있다. 요코하마=로이터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 코로나)에의 집단 감염이 진행되고 있지만 일본 정부의 입국 취소로 요코하마(横浜) 항 앞바다에 강제 정박 중인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감염자가 하루 사이 65명이 늘어나는 등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정부 대응에 대한 자국민의 불만도 증폭되는 양상이다.

총 3711명이 탑승한 이 크루즈선은 지난달 20일 요코하마항을 출발해 가고시마현, 홍콩, 오키나와현을 거쳐 다시 요코하마항에 돌아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홍콩에서 하선한 80세 남성이 신종 코로나 확진자로 판정되자 일본 정부는 입항을 거부했다. 이후 일본 정부는 탑승자 전원에 대한 신종 코로나 검사를 “물리적 검사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실시하지 않고 있지만 ‘감염자 수치가 높아질 것을 우려해 일부러 안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11일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에서는 10일 일본 후생노동성이 “크루즈선내에서 65명의 신종 코로나 추가 감염이 확인돼 감염자가 135명으로 늘어나, 승객과 승무원 전원에게 하선시 바이러스 검사를 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는 TBS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비판적인 댓글 수천 개가 달리고 이에 수만 명이 공감하는 등 부정적인 여론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승선자 전원의 검사가 가능한지 ‘검토’를 할 게 아니라 의무화하고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지 높은 발병률에도 불구하고 검사도 하지 않고 상륙을 허용하는 건 너무 무책임하고, 이로 인해 일본 내 감염이 확산될 경우 정부 대응에 대한 비난은 커질 것”(ml****), “상황이 이런데도 왜 ‘전원 검사를 한다’는 발언이 나오지 않는 것인지 불신감 밖에 들지 않는다”(ay****)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미 일본의 감염병 전문가들 또한 선상 격리로 인한 밀폐된 환경이 탑승자들의 감염 위험을 높여 추가 확진자를 낼 수 있다며 일본 당국의 초기대응이 실패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10일 기준으로 크루즈선 내에서만 135명이 감염됐고, 국내 감염자 수를 포함하면 총 161명에 달해 일본이 발원지인 중국 다음으로 감염자가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마이니치 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크루즈선 내 감염자 대다수가 자국민임에도 불구하고 관광ㆍ경제 등의 타격을 우려해 “크루즈선은 일본 상륙 전 단계에서 감염된 것이기 때문에 일본 감염자 수에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며 각 언론사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지난 6일부터 크루즈선내 감염자를 ‘기타’로 분류해 발표하고 있는데, 현지 언론은 이 또한 “일본 정부의 제안에 따른 것”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

양성 반응자 이송을 지켜보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객들. 요코하마=로이터 연합뉴스
양성 반응자 이송을 지켜보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객들. 요코하마=로이터 연합뉴스

한 누리꾼은 “크루즈선내 모든 사람을 검사하면 감염자수가 더 올라가는 것은 필연적이니 정부가 일본 내 감염자 수가 높아지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데, 정부가 내세우는 도쿄 올림픽과 관광재원 목표에 큰 타격을 입을까 두려운 것”이라며 “국민의 목숨은 둘째고 경제가 우선이라는 일본 정부에 대한 불신이 쌓일 뿐이다”(to****)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정권 자체의 무능에 대해 의심하는 누리꾼들도 나타났다. 이들은 “지금까지도 정부 대응이 뒷걸음질을 치고 있는 게 이 나라 위기 관리 능력의 허술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le****), “이 상태라면 매일 50명 정도 규모로 계속 증가하는 건가,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의료진을 확보할 수나 있는 거냐”(ko****), “더 이상 늦는다면 자민당 정권을 지탱할 수 없을 것”(在****) 등의 질타를 쏟아냈다.

한편 한국의 신종 코로나 대응과 관련한 제안들도 나왔다. 앞서 지난 8일 TBS ‘뉴스캐스터’에서는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한국의 대책은 일본보다 엄격한 것처럼 보이지만 감염자 수는 ‘크루즈선을 제외하면’ 한국이 24명, 일본이 26명으로 거의 비슷하다”며 일본 정부의 지침에 따른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지만, 일본 누리꾼들은 한국 정부의 대처에 대해 ‘본 받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들은 “크루즈선 이외 감염자의 경우 한국처럼 국내 감염 확인된 사례를 시계열에 따른 동선으로 구체적 정보를 공표해서 주의를 촉구할 필요가 있지 않겠냐”(he****), “두려워서 아무 것도 발표하지 않는 것일까, 이점만큼은 한국을 본받아 일본도 좀 더 자세히 감염자의 동선을 알려주길 바란다”(ny****), “일본 정부는 지나치게 한가하달까, 수치를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싶은가 본데 허영과 자존심을 버리고 감염자를 철저히 찾아주길 바란다”(ce****) 등의 의견을 남겼다.

한편 일부 누리꾼들은 왜 일본이 모든 대응을 해야 하나, 크루즈선의 감염자를 일본에서의 감염자인 것처럼 보도하지 말라”며 “각 국가에서 대응하거나 운항사가 있는 미국이 책임졌으면 한다”(ja****)고 말하거나 “잠복기간을 생각하면 요코하마 입항 전에 감염돼있었던 것인데 뭔가 일본에 의도적인 악의가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B****) 등의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는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동선. 뉴시스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는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동선. 뉴시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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