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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 시국에 中 여행 강행하더니… ‘환불ㆍ제보 금지’ 각서 요구한 여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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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 시국에 中 여행 강행하더니… ‘환불ㆍ제보 금지’ 각서 요구한 여행사

입력
2020.02.06 14:30
수정
2020.02.06 16:0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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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참좋은여행이 판매한 베이징 3박4일 패키지 상품을 구매한 여행객들이 26일 중국 공항에서 출국 전 받은 각서 형식의 일정변경 협의서. 독자 제공
지난달 26일 참좋은여행이 판매한 베이징 3박4일 패키지 상품을 구매한 여행객들이 26일 중국 공항에서 출국 전 받은 각서 형식의 일정변경 협의서. 독자 제공

한 국내 여행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본격적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던 지난 설 연휴 중국 여행을 강행, 현지에서 관광지 폐쇄 등으로 문제가 생기자 고객들에게 ‘환불 불가 및 언론 제보 금지’ 각서를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6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여행사 ‘참좋은여행’은 일부 고객이 신종 코로나 우려로 지난달 24일 떠나는 3박4일 중국 베이징 패키지 여행을 안 가겠다고 했지만 이들을 설득해 중국 여행을 강행했다. 당시는 국내서도 첫 확진자가 발생하며 신종 코로나에 대한 우려가 커지던 시기다. 이 여행에 참가한 A씨는 “여행사가 베이징과 계속 연락을 하고 있으니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고 더구나 취소하면 수수료 30%가 발생하고 비자 문제도 걸려 있으니 웬만하면 가자고 설득해 참여했다”고 말했다. A씨 포함 19명이 패키지 여행을 떠났다.

참좋은여행이 ‘준특급호텔’이라고 소개한 호텔 로비의 지난달 24일 모습. 황금색 천장 일부에 검정색 곰팡이가 핀 것으로 보이는 부분들이 노출돼있다. 독자 제공
참좋은여행이 ‘준특급호텔’이라고 소개한 호텔 로비의 지난달 24일 모습. 황금색 천장 일부에 검정색 곰팡이가 핀 것으로 보이는 부분들이 노출돼있다. 독자 제공

하지만 여행 일정은 첫날부터 꼬였다. 중국 공항에 도착한 직후 현지 가이드는 “만리장성ㆍ이화원 등 유명 관광지가 폐쇄돼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공지했다. 신종 코로나로 인한 현지 상황이 심각해 더는 관광이 어렵다고 본 여행객들은 여행사 측에 일단 돌아가자고 했지만, 여행사 측은 귀국 항공기 예매가 어렵다며 대신 대체 일정을 제안했다. 그럼에도 “감염 우려로 대체 일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항의가 빗발치자 여행사 측은 그제야 귀국 일정을 하루 앞당겨줬다.

부실한 여행 일정에 화가 나 있던 여행객들은 중국 공항에서 또 한 번 분통을 터뜨렸다. 비행기 탑승 10여분 전 가이드가 갑자기 ‘서명’을 해달라며 종이 한 장을 내밀길래 봤더니, 그 내용이 상당히 황당했다. 각서 형식의 협의서엔 ‘일정 변경에 대해 회사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들었고 대체 일정은 본인 의지로 참가했으니 별도의 환불은 어렵고, 만약 이를 언론 등에 알릴 경우 회사 손실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시엔 비행기 시간 때문에 경황이 없어 일단 서명했다.

여행사 측은 귀국 후 여행객들에게 별다른 설명 없이 패키지 가격(72만9,000원)의 27%인 20만원의 환불금을 제시했다. 산정 근거를 따지는 고객에겐 “소비자보호원을 통해 해결하라”며 되레 큰소리를 쳤다. 여행사의 부실 대응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이후 본보 취재가 시작되자 여행사 측은 이날 “초기 대응을 잘못한 것에 대해 모두 인정한다”며 여행 참가자들에게 비용을 전액 환불해주겠다고 밝혔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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