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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휘어잡던 62년생 ‘언니들’ 김현미ㆍ유은혜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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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휘어잡던 62년생 ‘언니들’ 김현미ㆍ유은혜의 눈물

입력
2020.01.03 13:36
수정
2020.01.0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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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ㆍ지역구ㆍ장관 등 공통점 가진 두 사람

총선 불출마 선언, 지역구 일산과 눈물의 고별

이해찬(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국회 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4ㆍ15 총선 불출마 선언에 나선 유은혜(맨 오른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맨 왼쪽) 국토교통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찬(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국회 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4ㆍ15 총선 불출마 선언에 나선 유은혜(맨 오른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맨 왼쪽) 국토교통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62년생 동갑내기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일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계에서도 큰 관심사였던 여권의 중진 여성 의원이자 나란히 경기 일산에 지역구를 둔 두 장관의 출마 여부가 가려진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나는 항상 일산 주민”이라며 눈물로 작별을 고했다.

◇“지역구 포기 어려웠다” 강조한 불출마 선언

두 사람의 끈끈한 자매애는 19ㆍ20대 총선에서 일산서구(고양정)와 동구(고양병) 지역에 출마, 함께 생환하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활력 있는 일산, 유은혜ㆍ김현미 10대 공동 공약’을 발표하는 등 이들의 시너지가 당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선거구 획정으로 고양정에 속했던 지역(일산2동)이 고양병에 편입되자 공동 유세도 나섰다. 당시 두 사람은 “언제나 더불어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힘을 합쳐 고양시 전체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일 국회에서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뉴스1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일 국회에서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뉴스1

김 장관과 유 부총리는 이날도 자신들의 지역구를 향한 아쉽고 미안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김 장관은 “지역구를 포기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 이제 일산 서구에 대한 것은 당에 맡기겠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보였다. 유 부총리 역시 “10년 동안 날 키워주고 내 터전이었던 일산을 생각하면 (불출마에) 큰 용기가 필요했다”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맡은 일의 자리만 바뀌었을 뿐 항상 일산의 주민이고, 일산의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4년부터 ‘인연’ 이어온 두 장관

김 장관과 유 부총리의 연결고리는 두 번의 총선을 이웃 지역구에서 내리 지낸 동갑내기란 사실에만 그치지 않는다. 비록 김대중 전 대통령 때 정치를 시작한 범친노(김현미)와 김근태계(유은혜)로 정치적 ‘족보’는 다르지만 두 사람은 그 동안 의도치 않게 비슷한 정치적 행보를 보여왔다.

김 장관의 ‘최장수 부대변인(5년)’ 기록을 깬 이도 공교롭게 유 부총리다. 유 부총리는 2004년 열린우리당 공채 1기 당직자 생활을 시작한 이후 무려 6년이나 부대변인을 맡았다. 19대 국회 박영선 원내대표 시절엔 김 장관은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유 부총리는 원내대변인으로 호흡을 맞췄다. 당시 이들을 발탁했던 박영선 원내대표도 이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서 불출마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김현미(왼쪽)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경기 고양의 한 시장에서 공동 유세에 나서고 있다. 유은혜 의원실 제공
김현미(왼쪽)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경기 고양의 한 시장에서 공동 유세에 나서고 있다. 유은혜 의원실 제공

2015년엔 친문(문재인)계로 분류되지 않았으나 김 장관과 유 부총리는 각각 비서실장과 대변인을 맡아 당시 당 대표였던 문재인 의원을 함께 보좌했다. 이후 문재인 내각의 장관으로도 지명됐고, 동시에 장관 일을 하면서도 응원과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김 장관은 “대학생 기숙사, 청년 주택 등 청년 주거 문제를 점검하기 위해 현장에 나가면 일부 주민들이 나를 교육부 장관으로 알고 건의 사항이나 비판의 말씀을 하신다”며 “그럼 그걸 (유 장관에게) 착실히 전달한다. 물론 잘 좀 하라고 핀잔도 곁들여서”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그 동안 직ㆍ간접적으로 지역구 사수 및 총선 출마 의지를 밝혀 왔으나, 장관직을 내려놓기 어려운 상황에 결국 공식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하게 됐다. 유 부총리의 경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대입제도 개편 등 교육개혁에 불이 붙으며 청와대에서 잔류를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 역시 최근 부동산 시장 불안 등 국정 현안이 산적한 데다, 후임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불출마로 선회하게 됐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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