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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파전 한국당 원내사령탑… ‘황심’이 독 될까 약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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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파전 한국당 원내사령탑… ‘황심’이 독 될까 약 될까

입력
2019.12.09 04:40
수정
2019.12.09 07:5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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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준 등 黃대표와 친분설… 黃 독주 견제 기류도

초재선 표심 김선동에… “다선들 반대 상당” 전망

패트 해법이 당면 과제, 의원들 “전략발표 듣고 결정”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을 하루 앞둔 8일 강석호·유기준·김선동·심재철(왼쪽부터ㆍ기호순) 후보가 원내지휘봉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을 하루 앞둔 8일 강석호·유기준·김선동·심재철(왼쪽부터ㆍ기호순) 후보가 원내지휘봉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원내대표의 뒤를 이어 자유한국당 국회 전략을 진두지휘할 사령탑이 9일 의원들의 투표로 선출된다. 경선은 강석호(3선ㆍ경북 영양군영덕군봉화군울진군), 유기준(4선ㆍ부산 서구동구), 김선동(재선ㆍ서울 도봉구을), 심재철(5선ㆍ경기 안양시동안구을ㆍ기호 순) 의원 간 4파전이다.

‘친박근혜계 대 비박근혜계’의 대결 구도가 선명했던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과 달리, 이번엔 전선이 복잡하게 형성돼 있다. 후보 4명의 계파, 선수, 지역 등이 모두 달라 ‘절대 강자’가 없다는 것이 당내 평가다. 다자 구도에 변수도 많아 이번 경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공산이 크다. 이 경우 1, 2위 득표자 간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가리게 된다.

차기 원내대표의 임기는 20대 국회가 끝나는 내년 5월 29일까지로, 반년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임무는 가볍지 않다. 선출 당일부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국면을 돌파해야 하고, 보수대통합, 차기 총선 등 대형 이슈를 떠안게 된다. 의원들이 어느 때보다 원내대표의 ‘경쟁력’을 따질 것이란 얘기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 그래픽=송정근 기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 그래픽=송정근 기자

① 황심은 어디에… “되레 부작용” 시각도

원내대표는 당대표와 당의 ‘투톱’으로 손발을 맞춰야 한다는 점에서 ‘당대표의 의중이 누구에게 쏠려있느냐’는 경선 판세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황심(黃心ㆍ황교안 대표의 의중)’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황 대표가 나경원 원내대표를 퇴진시킨 모양새가 된 터라 ‘황심 변수’의 비중이 더 커졌다. 원외인 황 대표는 ‘원내 친정 체제’를 만드는 것이 당 장악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을 것이다.

옛 친박계인 김선동 의원은 황 대표와 가까운 인사로 꼽힌다. 당내 황 대표 핵심 지지그룹인 ‘통합과 전진’ 의원들이 김 의원을 지원사격하는 데서 ‘황심이 그에게 있다’고 읽는 이들이 많다. 친박계인 유기준 의원도 의원들을 만나 “황 대표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취지로 말해 왔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황심이 ‘마이너스 득표 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최근 당직 인선과 나 원내대표 축출 논란 이후 황 대표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기류가 당 일각에 만들어져 있다. 비박계 의원은 “‘황심’은 황 대표 측근들의 말일뿐, 실체가 없다”며 “오히려 황 대표를 견제할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철저한 중립을 지키고 있다’는 말이 황 대표 주변에서 나오는 것도 이런 분위기 때문이다.

② 초ㆍ재선들의 반란, 성공할까

거대 정당에선 3선 이상이 원내대표를 하는 것이 여의도의 오랜 관행이었다. 재선인 김선동 의원이 이를 깰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한국당 소속 의원 108명 중 초ㆍ재선 의원 수는 73명으로 절대 다수여서, 이들의 표심이 ‘쇄신’을 명분으로 결집하면 김 의원의 당선이 유력해진다.

지난 주 강석호, 유기준, 심재철 의원이 차례로 출사표를 낸 직후 초ㆍ재선 의원들 사이에서 ‘세대교체를 위해 우리 중에 후보가 나와야 한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졌다. 이에 재선인 김도읍, 주광덕, 홍철호 의원 등이 대안으로 거론됐고, 논의 끝에 김선동 의원이 대표 선수로 뽑혔다. 한국당 초선 의원은 “김 의원은 옛 친박계로 분류되긴 하나 계파색이 거의 없다”며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원내수석부대표를 역임하며 협상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다만 김 의원이 초ㆍ재선의 몰표를 받는 분위기는 아니다. 영남지역 재선 의원은 “김 의원이 초ㆍ재선 전부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재선 원내대표가 나오면 ‘총선 공천 중진 물갈이론’에 힘이 실리게 되는 만큼 다선 의원들의 반대가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차기 원내대표가 9일 선출 직후 패스트트랙 협상에 나서야 하는 만큼, 참신함보다는 경험과 리더십을 기준으로 의원들이 투표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③ 패스트트랙 협상, 강경론 vs 협상론

문희상 국회의장은 9, 10일 국회 본회의에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법안 등을 상정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새 원내대표는 선출 즉시 이를 방어해야 한다. 후보 네 명 모두 ‘협상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전략을 놓고는 ‘협상이 우선이냐’ ‘투쟁이 우선이냐’를 두고 온도 차가 난다.

유 의원은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모두 여당 뜻대로 처리하게 해선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강 의원은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야 한다”며 협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심 의원과 김 의원은 일단 협상에 나서되, 한국당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땐 대치로 갈 수밖에 없다는 중립적 입장이다.

패스트트랙 협상이 당면 과제인 만큼, 상당수 의원들은 “9일 경선에서 후보들의 정견 발표를 듣고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중진 의원은 “보수 성향 지역구 의원들은 강경론에 힘을 실어주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표심이 유동적이라 결선 투표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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