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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인사 개입 어디까지… ‘태풍의 눈’ 된 유재수 휴대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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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인사 개입 어디까지… ‘태풍의 눈’ 된 유재수 휴대폰

입력
2019.11.29 19:14
수정
2019.11.30 00:3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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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실세들과 친분… 텔레그램서 금융위 인선 대화

검찰, 靑 감찰 무마 구명운동 부분부터 파헤칠 듯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27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27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여권 내 금융권 통로’로 꼽힌다. 이 때문에 ‘유재수 폰’에 대체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검찰이 인지수사로 전환할 수도 있어서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금품수수 등 유 전 부시장의 비위 행위가 처음 확인된 것은 지난 2017년 10월 청와대 특별감찰을 통해서다. 당시 특감반은 임의제출 받은 유 전 부시장의 휴대폰을 디지털포렌식해 텔레그램 메시지 등을 복원했다.

유 전 부시장이 사모펀드 운용사 등에서 골프채, 자녀유학비, 항공권 등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정황은 텔레그램 대화 내용에서 쏟아졌다. 특감반이 확보한 이런 내용은 최근 검찰 수사에서도 주요 증거로 활용됐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당시 특감반원 조사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확인, 유 전 부시장을 구속했다.

문제는 유 전 부시장의 텔레그램 대화방에 단지 이런 내용 밖에 없을까라는 부분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던 유 전 부시장은 그 인연으로 현 정부 주요 인사들과 두루 친한, 금융권의 대표적 친여 인사로 꼽힌다. 더구나 텔레그램을 마음 놓고 쓸 수 있었던 사정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한 사정당국 관계자는 “포렌식을 해도 텔레그램 대화 내용은 복구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은 주요 사안을 텔레그램을 통해 마음 편하게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그 뒤 포렌식 기법 발달로 텔레그램 내용도 복원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신동준 기자
신동준 기자

이미 지난 10월 국정감사 때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유 전 부시장이 김경수 경남지사,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천경득 청와대 총무인사팀 선임행정관과 수시로 텔레그램을 주고받으며 금융위 인사와 그 외 인사에 개입한 내용이 포렌식을 통해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 얘기는 새로운 게 아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에서는 ‘유재수를 통해야 일이 풀린다’는 말이 광범위하게 돌았다. 금융권 인사는 유 전 부시장을 통해야 성사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유 전 부시장의 평가와 추천을 거쳐 금융위 고위 간부가 되거나 은행장 등 금융권 주요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 이름이 거론되기도 한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 휴대폰 자체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또한 큰 문제는 아니다. 한 번 포렌식을 받은 휴대폰은 망가지기 마련이다. 대신 청와대 특감반이 이미 확보해둔 포렌식 자료를 받아다 쓰면 된다.

검찰은 우선 유 전 부시장의 구명 운동 부분부터 파헤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부시장은 조국 당시 민정수석과는 직접적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이호철 전 민정수석, 김경수 경남지사,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등과는 친분이 깊다. 유 전 부시장이 이들에게 읍소하고, 이들이 감찰 무마 등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나면 직권남용 또는 직무유기 혐의의 공범이 될 수도 있다. 이는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과 직결된 내용이다.

하지만 수사는 그것으로 끝이 아닐 수도 있다. 유 전 부시장 텔레그램 대화방 내용과 검찰 판단에 따라서는 금융권 인사청탁은 물론, 그 이외 다른 방향의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열려 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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