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서 퇴출된 액상 전자담배...울고 싶은데 뺨 맞은 ‘쥴’

GS25 이어 이마트도 가향 담배 판매 중단… 다른 편의점들은 “고심 중”

24일 서울 시내 한 GS25에서 점원이 판매 중단된 가향 액상 전자담배를 수거하고 있다. GS25는 정부의 사용 중단 권고에 따라 이날부터 쥴의 액상 담배 3종, KT&G 릴 베이퍼 1종 등 총 4종의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액상형 전자담배가 편의점 GS25에서 전격 퇴출되면서 ‘전자담배의 아이폰’이라 불리는 ‘쥴’이 울상 짓고 있다.

GS25는 미국 브랜드 쥴 랩스의 ‘쥴’ 3종과 KT&G의 ‘릴 베이퍼’ 1종 등 4종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24일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전날인 23일 중증 폐 질환 유발 논란이 일고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사용을 중단하라고 강력히 권고한 뒤 유통업계에서 나온 첫 조치다.

쥴의 카트리지는 클래식(일반 담배)ㆍ프레시(민트)ㆍ트로피카(망고)ㆍ딜라이트(바닐라)ㆍ크리스프(청포도) 등 5종류이고 릴 베이퍼는 시드 토바(일반 담배)ㆍ시드 아이스(민트)ㆍ시드 툰드라(이국적인 맛) 등 3종류다. GS25는 이 중 향이 섞인(가향) 쥴의 트로피칼ㆍ딜라이트ㆍ크리스프와 릴 베이퍼의 시드 툰드라 판매를 중단했다.

이어 이마트도 현재 액상 담배를 파는 이마트ㆍ삐에로쇼핑ㆍ일렉트로마트 74개 매장에서 가향 담배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국내 업체 비엔토의 7개 제품, 중국 업체 릴렉스의 2개 제품이 여기에 해당한다.

GS25가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판매 중단이 다른 편의점으로 확산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CU(씨유)와 이마트24는 “논의 중”이라고 말을 아꼈고 세븐일레븐은 “추이를 지켜보며 정부 정책에 따를 것”이라고 답했다.

GS25의 이번 조치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쪽은 쥴이다.

쥴은 서울에 세 군데의 전문 판매점이 있지만 편의점 판매량이 전체의 70% 이상이다. GS25는 국내 전체 편의점 4만2,000개 중 약 1만3,000개를 차지한다. 특히 GS25는 판매 중단 조치를 취하기 전 쥴 랩스 코리아와 충분한 논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쥴은 더욱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릴 베이퍼도 쥴과 마찬가지로 편의점 판매량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러나 KT&G는 주력 제품이 궐련 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고 릴 베이퍼의 판매 비중은 전체의 1% 이하라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쥴 랩스 코리아는 이날 “쥴 랩스는 소매점을 비롯한 유통 및 무역 파트너들과의 협력 관계가 중요함을 인지하고 있다”며 “다른 파트너와 마찬가지로 GS25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업계 내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국내 성인 흡연자들에게 일반 담배에 대한 대안책을 제공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는 조심스런 입장문을 내놨다.

이어 “가향 제품은 성인 흡연자들이 일반 담배에서 대안 제품으로 전환하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당사는 약 1,000만 명에 달하는 한국의 성인 흡연자들에게 일반 담배에 대한 최적의 대안책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삶을 개선할 거란 미션에 변함없이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